▣ (달마)산에서 길을 찾다.
▲달마산 도솔암 풍경.
Ⅰ. (Prologue)
백두산이 뿌리인 山經의 최장 마루금은
'백두산~대간~호남정맥~땅끝'을 잇는 맥!
그 맥에 흐르는 氣의 응혈지가 바로 달마산.
그 달마산에 秘藏의 샘터가 있다기에
전설을 좇아 금샘과 용담샘을 찾아 나섭니다.
달마가 동쪽으로 간 까닭은?
(Why has Bodhi-Dharma Left for the East?)
이는 천등산 봉정사가 무대인 독립영화 제목.
달마는 동쪽으로 가서 不立文字를 깨쳤는데
우리는 남쪽으로 가서 무엇을 깨칠 것인가.
Ⅱ. 산행 얼개
◇ 어디 : 닭골재-바람재-관음봉-달마봉-떡봉-도솔암-도솔봉 (약11km).
◇ 언제 : 2017년 1월 15일.
◇ 누구랑 : 대전한겨레산악회 여러분과 함께.
Ⅲ. 산행 지도
Ⅳ. 산행 흔적 & 느낌표 버무리기
▲닭골재의 아침. 모처럼 歲寒이 이름값을 합니다.
▲수로를 따라 오르면서 언 몸을 데우기 시작합니다.
▲오늘 산행의 궁극적 목표는 금샘과 용담샘 찾아보기.
▲모처럼 매운 날씨에, 모처럼 하늘이 파랗게 물든, 기분 좋은 날입니다.
▲가슴에 촉수 높은 전등이 환히 켜지는 듯, 몸 상태가 가벼움을 느낍니다.
▲갑자기 핸들을 돌려 급좌틀 합니다.
▲오른쪽에 공간이 열렸고, 멀리 짜잔 나타난 농바우는 군계일학.
한반도의 최장마루금은, 전방의 왼쪽 능선으로 줄기차게 이어집니다.
▲푸른 숲이 맑은 햇살과 몸을 섞고 있는, 기분좋은 산자락입니다.
▲햇살이 색색깔로 우러나는 아름다운 산길이네요.
▲(작은 닭골재).
▲임도는 편하게 갈 수 있는 길이지만, 마루금을 배신하는 길이기도 합니다.
▲맑은 햇살이 찬 바람을 몰고와서 귓볼이 얼얼합니다.
▲달마산을 오르면서 생각합니다.
인도의 달마는 동쪽 중국으로 가서 선종을 개창하고 소림사를 열었다는데,
우리는 오늘 달마산이 있는 남쪽으로 달려와서 무슨 깨달음을 얻고 갈 것인가.
▲아무 생각없이 땀 흘리다보면 뭔가가 스며들겠지.
▲제철답지 않았던 철없던 계절이,
오늘은 철든 아이처럼 제철다움을 드러냅니다.
▲'~답다'는 말이 절실한 시절입니다. 오늘같이 제철에 딱 맞는 날씨처럼.
▲본격적인 바위의 향연 속으로 들어갑니다.
▲마루금 바다에 배 젓는 소리가 들리는 듯 합니다. 찌그덕 찌그덕.
어부사시사에서 표현하기를,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至匊悤 至匊悤 於思臥).
▲두 손을 오므려 하늘을 떠받친 듯,
좌우 양쪽의 바위가 멀리 가공산과 하늘을 감싸고 있습니다.
▲때로는, 정면승부보다는 에둘러 휘 돌아가는 지혜가 필요하기도...
▲돌아보니, 우회한 거대 암봉이 멋집니다.
▲돌아보는 김에 좀 더 시야를 넓혔더니,
지난 구간의 두륜산 자락이 자랑처럼 불끈불끈합니다.
▲행주물 넘친 김에 상판 닦는다고, 돌아보는 김에 둘러봅니다.
달섬과 완도대교가 완도와 육지와 쪽빛 바다를 아우르고 있네요.
▲완도의 풍경을 완성하고 있는 숙승봉, 백운봉, 상황봉.
▲반짝반짝 은빛 바다에 외롭게 떠 있는 섬 하나.
▲백두산에서 출발한 긴긴 마루금이,
여세를 몰아 자꾸 산꾼의 등을 떠밀고 있습니다.
▲달마산의 정수리가 희망봉입니다.
▲멋진 풍경으로 인해,
뜨거운 물속에 각설탕 풀어지듯, 매운 날씨가 한 순간에 녹아 내립니다.
▲남녀의 육체적 관계를 雲雨의 情이라 하지만,
산과 산꾼의 관계도 雲雨의 樂이 일어날 수 있음이니....
▲부채살처럼 펼쳐진 산의 모양새처럼,
이 글을 읽는 모든 분의 꿈이 구김살 없이 펼쳐지기를...
▲사랑하는 사람을 앞에서 빤히 바라보는 것처럼,
빤히 보이는 고스락을 오르는 산행은 즐겁기만 합니다.
▲돌아보면, 지나온 산길이 그림자처럼 졸졸 따라오고 있습니다.
▲판소리에 추임새를 넣듯이,
오름 발걸음에 세찬 바람이 흥을 돋우고 있습니다.
▲모진 세월 한가운데서 생각합니다.
시작하기 가장 완벽한 곳은 항상 지금 바로 이 자리란 사실을....
▲모진 세월의 수많은 정성들이 모여 달마산이 되었습니다.
▲소리없이 번지는 山上의 주체할 수 없는 흐뭇함이여,
지금 이 순간은 달마의 정신세계가 전혀 부럽지 않음이니......
▲(달마산 고스락 조망1).
뒤돌아보기를 필두로, 조망의 즐거움을 만끽하렵니다 (시계진행방향 순).
▲(달마산 고스락 조망2). 중앙 멀리 천관산.
▲(달마산 고스락 조망3). 완도 숙승봉-백운봉-상황봉 라인.
▲(달마산 고스락 조망4).
저 끝닿은 곳에 한라산을 기대했었는데. 과욕이겠지요?
▲(달마산 고스락 조망5). 걸어야 할 마루금이 설렘으로 다가옵니다.
▲(달마산 고스락 조망6).
송호해수욕장 저 너머 아득히, '세월'의 아픔이 일어납니다.
▲(달마산 고스락 조망7). 발 아래는 미황사, 저 멀리는 진도.
▲(달마산 고스락 조망8). 미황사 당겨보기.
▲도솔봉으로 향하는 산길. 암봉의 사면을 우회합니다.
▲주작 공룡능선에서 보던 대포바위가 여기도 있네요.
▲사자봉을 바라보면서.
▲계단의 기울기가 장난이 아닙니다.
▲ 희망의 하늘문을 찾아갑니다. 우틀.
▲문바위 아래에 열려있는 하늘문.
▲마루금 우측에 살짝 열려있는 또 하나의 하늘문.
▲작은금샘 삼거리.
▲좌측 우회길로 내려서는 길목.
미황사 응진당 상량문에 나오는 彌陀穴이 혹시 저기?
방지가 항하의 조수와 통하여 정석에 미타혈을 남겼으니,
누가 피안에 이르러 그 등불을 전하겠는가.
▲당겨보기.
▲오늘의 첫번째 목표지점인 작은금샘 길목.
▲두근두근, 조금스럽게 내려섭니다.
▲20여m가 채 안 되는 거리, 금샘 흔적 발견.
▲언뜻 보기엔, 샘이 아니라 작은 구멍.
▲금이 들어 있어서 금샘이 아니라, 금만큼 소중한 샘이라는 뜻이 아닐까.
▲클로즈업 하니까, 작은 구멍이 제법 근사한 굴이 되었습니다.
▲화면빨을 제대로 못받았는데, 수량도 제법이고 수질도 양호합니다.
▲금샘 물맛 보신 분들,
금샘 물맛보다 더 맑은 웃음이 얼굴에 머물러 있습니다.
▲귀래봉과 도솔봉이 묻는 것 같습니다. 금샘 물맛이 어떠냐고.
▲(대밭삼거리 풍경 1).
▲(대밭삼거리 풍경 2).
▲(대밭삼거리 풍경 3).
▲(대밭삼거리 풍경 4).
▲큰금샘 찾는 단서가 되는 그림.
저 앞 계단을 넘고, 철계단 지나, 밧줄구간 내려서면, 금샘 갈림지점이 지척.
▲저 계단을 오르면 무엇이 기다리고 있을까.
▲계단 올라서자 나타난 ET바위.
▲ 운좋게도 큰금샘 갈림지점을 놓치지 않았습니다.
▲좌측 바위사면을 끼고, 200여m 정도 돌아간 지점.
큰금샘은 이 세상의 비밀처럼 거기에 숨어 있었습니다.
▲너덜지대를 지나며 몸을 추스리고.
▲ 통천문을 지나며 마음도 추스리고,
▲몸과 마음을 추스리며 바위와 산죽 사이를 헤집고 돌아가면,
▲(큰금샘 풍경1).
은둔의 땅, 은둔의 수도자처럼, 숨어있는 큰금샘의 앞뜰.
▲(큰금샘 풍경2).
용이 되어 승천한 이무기와 황금개구리의 전설이 서려있는 무대입니다.
▲(큰금샘 풍경3).
사뿐사뿐, 선녀가 목욕재계하러 내려올 것 같은 가슴 떨리는 예감, 기대감.
▲(큰금샘 풍경4).
샘터에서 바라보는 바깥풍경은 더 따뜻해 보였습니다.
▲(큰금샘 조망1).
샘터 앞 전망대에 서니, 아래 세상이 새롭게 보입니다.
▲(큰금샘 조망2).
혹여 큰금샘을 찾으시는 분이 있다면,
아니온 듯 조용히 다녀가셨으면 합니다.
▲다시 마루금을 걷다가 돌아보니, 큰금샘의 앉은 자리가 명당입니다.
▲떡봉과 도솔봉이 손에 잡힐듯이 가까워졌습니다.
▲햇빛에 반사된 상록수가 꽃처럼 하얗게 반짝입니다.
▲(하숙골재).
▲도솔봉 안테나는 확실한 길라잡이.
▲당겨 보기 (도솔봉과 도솔암 요사채 부근).
▲빨간 원은 도솔암 요사채.
▲여기까지 와서 도솔암을 지나친다면 개념없는 산꾼이겠죠.
▲저 고개마루를 넘어서면, 등불같은 길이 보일까.
▲저어기, 하늘과 이마를 맛대고 있는 도솔암.
▲도솔암의 자리매김이 신비감을 자아냅니다.
▲도솔암 작은 뜰 앞에 서면, 시원한 조망이 펼쳐집니다.
그 조망의 시원함만으로도 이미 비교 불가의 명당터가 되지요
▲도솔암 뜰의 춤사위.
▲도솔암 돌담, 색다른 풍경.
▲암자 뜰의 돌담을 넘어, 새로운 기운이 모여들고 있습니다.
▲둘러싼 바위병풍은 도솔암의 호위무사.
▲바위 너머로 햇빛 화살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도솔암 아래 갈림지점.
▲강물처럼, 세상의 물결이 순리대로 흐르면 좋으련만.
▲삼성각 쪽에서 바라보아야 도솔암의 진면목이 나타납니다.
▲돌을 쌓아올린 축대와 둘러싼 바위의 조화가 예사로움을 넘어섭니다.
▲도솔암 밑둥치의 용담샘을 찾아가는 길.
▲용담샘으로 가는 길목에서 생각합니다.
산 안에 내가 있음이 바로 행복. 그리고 내 안에 산 있음은 과분한 행복.
▲용담샘 문턱.
▲ 용담샘의 신비한 구조.
사진엔 안 잡혔지만, 위쪽으로 4개 구멍이 나란히 뚫려 있습니다.
용이 승천하다가 뿔로 들이받아 생긴 구멍이라는데....
▲수질은 그렇게 좋아 보이지 않습니다.
바닷물의 간조와 만조에 따라, 샘의 수량이 줄었다 늘었다 한다네요.
▲샘터 안에서 바라보는 바깥세상.
▲더 높이 고개를 들었더니, 하늘이 더 푸르게 보입니다.
▲ 도솔암과 용담샘의 세계에서 마루금세계로 복귀합니다.
▲빨간 원 지점이 지름길과 마루금길이 갈리는 곳.
▲길이 빤질빤질합니다.
도솔봉 주차장에서 도솔암을 많이 다녀가는 가 봅니다.
▲도솔봉 고스락은 출입금지구역.
그래도 마루금에 최대한 근접하려고 좌틀.
▲헬기장에서 바라본 도솔봉 고스락.
▲(도솔봉 헬기장 조망1).
도솔봉 헬기장의 조망이 죽입니다. (시계 진행방향 순).
바다를 사이에 두고 진도가 적나라하게 모습을 드러냅니다.
▲(도솔봉 헬기장 조망2).
▲(도솔봉 헬기장 조망3).
▲(도솔봉 헬기장 조망4). 오늘 지나온 능선과 그 뒤 대둔산 자락.
▲(도솔봉 헬기장 조망5).
▲(도솔봉 헬기장 조망6). 땅끝기맥의 땅끝이 보입니다.
▲산 옆구리로 우회합니다.
▲산길 좌측의 녹슨 철구조물.
▲도솔봉주차장 직전에서.
▲(도솔봉 주차장).
▲도솔봉 앞의 도솔봉 표지석이 있는 봉우리.
▲오르면서 돌아본 풍경.
▲표지석 있는 봉우리를 오르면서 생각했습니다.
달을 가리키면 달을 보아야지 왜 손가락 끝을 보는가 하는 선문답을....
▲표지석 있는 봉우리만 보지말고, 도솔봉 전체의 산자락을 넓게 보자고.
요즘은 손가락 끝만 보고 손가락을 물고 늘어지는 이들이 많아서 걱정이죠.
▲산꾼의 키만큼 산이 더 높아졌습니다.
▲(도솔봉 표지석봉 조망1).
도솔봉을 기점으로 특급조망을 펼쳐봅니다.
▲(도솔봉 표지석봉 조망2).
오늘은 천관산, 상황봉이 끝까지 동행해 주었네요.
▲(도솔봉 표지석봉 조망3). 윤도산.
▲(도솔봉 표지석봉 조망4). 보길도와 여러 섬들.
▲(도솔봉 표지석봉 조망5). 장엄하게 펼쳐진 마루금 끝자락.
▲(도솔봉 표지석봉 조망6). 송호해수욕장과 진도.
▲(도솔봉 표지석봉 조망7).
▲표지석 있는 봉우리와 작별하고 날머리로 향합니다.
▲도솔봉 주차장에서 내려오는 도로와 접선.
▲잠시 도로를 따라 내려가고,
▲좌측, 흑일도와 보길도가 다정하게 겹쳐 보입니다.
▲오늘의 마루금 날머리.
▲오늘의 마루금 여행은 여기서 마무리합니다.
달마가 동쪽으로 간 까닭은 득도하기 위함이겠거늘,
우리는 오늘 남쪽으로 와서 무엇을 깨우쳤는가.
오늘 땅끝까지 끝내지 않는 이유로, 그 무엇을 대체하렵니다.
▲저 마루금 끝자락을 눈 앞에 두고도 여기서 끝내는 이유는,
우리는, 잘 우려낸 진국 같은, 진심의 정을 나누고 싶을 뿐입니다.
▲「달마가 동쪽으로 간 까닭은?」에서 동자승이 묻고 있습니다.
"처사님, 어디로 가세요?".
♧♧♧ ♧♧♧ ♧♧♧ ♧♧♧
Ⅴ. ( Epilogue )
설 전후의 혹독한 추위를 뜻하는 말, 歲寒!
세한 이름값 하느라 날씨가 고추처럼 맵습니다.
추운 날의 풍경을 그린 歲寒圖가 생각납니다.
텅빈 설원과 세 그루 나무, 외로운 집 한 채.
'날씨가 추워진 후에야 송백의 푸름을 안다'는
그림 옆구리의 跋文(歲寒然後 知松柏之後凋也).
반짝 歲寒然後인지라 달마산이 훨 돋보입니다.
달마산 산행의 꽃은 비장의 터 금샘 찾아보기.
금샘은 선녀가 목욕하러 사뿐 내려올 것 같은 곳.
숨어서 기회를 엿보다가 선녀 옷 슬쩍 해볼까?
하산길에 언뜻 스치는 생각, 아직도 멀었다 멀었어.
== 읽어주신 귀한 당신, 늘 행복하시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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