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산행/백아산

● 백아산 산행 스케치

범산1 2026. 4. 6. 23:06

백아산에서 구름과 어우렁더우렁 한 판 잘 놀았네요.

▲천불봉에서 바라본 무등산.

 

 Ⅰ. 프롤로그

 

이름에 끌려 산행지를 고르기는 난생 처음.

‘한라에서 백두까지(한백)’ 산악회 이름이 닿고.

‘온새미로’ 사람 이름이 가슴에 와 닿았습니다.

이름에서 끝과 시작의 마음을 보고 싶었습니다.

 

오늘 찾으려는 산기슭 이름은 하얀 거위(白鵝)!

바위 색감이 하얘서 붙여진 직설의 이름이지만

‘어둠을 밝히는 하얀’ 은유 뜻으로 새기렵니다.

‘하얀 거미’ 생각하며 하얀 거위 찾아 뚜벅뚜벅..

 

Ⅱ. 산행 얼개

 

▷언제 : 2020년 9월 6일.

 

▷누구랑 : 한백투어산악회 여러분과 함께.

 

▷어디 : (약6.5km, 3시간 20분 소요)

    아산초교- 마당바위-백아산-마당바위-하늘다리-아산관광농원.

 

Ⅲ. 산행 지도

 

Ⅳ. 산행 흔적 & 느낌표 버무리기

▲산행 초입.

태풍이 은근히 겁박을 하고 있지만,

백아산의 강한 유혹을 뿌리칠 수 없었습니다.

 

▲산행은 일종의 약초와 같은 것. 신비스런 힘이 있는 약초.

 

▲처음 만난 분들과 하는 산행은 설렘이 5할 이상입니다.

 

▲오르다가 돌아보니, 무등산이 빙긋 웃고 있습니다.

언제나 어디서 보아도 듬직한 無等, 그 정신이 아득하기만 합니다.

 

▲'산행은 길이 끝나는 곳에서 시작된다'고 머메리는 말했지만,

참한 소나무가 마중나오는 이러한 산길은 계속 이어져야만 합니다.

 

▲산을 오르면서 얻는 순간순간의 행복은 인생의 특별한 선물이 아닐까.

 

▲진행방향 왼쪽에 멋진 바위가 나타났습니다. 하얀 거위(白鵝)는 아닙니다.

 

▲한 걸음 한 걸음마다 정성을 실어서 즐겁게 오릅니다.

 

▲능선에 올라섰더니, 저 멀리 모후산이 잘 생긴 모습을 보여줍니다.

 

▲생각을 비우고 산길을 오르다 보면, 흐르던 시간이 소멸되는 느낌이 옵니다.

 

▲산행이 약초인가 아닌가는 그리 중요하지 않습니다.

우리 몸이 보약이라고 이미 알고 있으니 그것으로 족하지요.

 

▲뿌리까지 허옇게 드러난 위태로운 삶이네요. 우리 삶을 닮았습니다.

 

▲조곤조곤 오르면서, 현실에 대한 虛氣를 채워갑니다.

 

▲무등산이 계속 뒷배를 봐주고 있네요.

 

▲태풍의 前奏일까,

낮게 내려앉은 구름장이 산을 지배하고 있습니다.

 

▲마당바위. 핸폰이 울립니다.

예정 날머리(자연휴양림)가 코로나로 출입금지되었다고.

 

그래서 백아산 고스락에서 back하라는 지령이 떨어집니다.

하여 백아산 올랐다 돌아와 하늘다리-관광농원 코스로 급수정.

 

▲백아산으로 향하면서, 하늘다리 능선을 돌아봅니다.

 

▲우측 봉우리는 조금 후 만날 천불봉.

 

▲산을 오르는 것도 중하지만, 처음부터 산 자체가 더 중하다는 생각입니다.

그래서 산을 다니다가 작은 소망 하나 생겼습니다. 작은 산이 되는 게 꿈이라고.

 

▲닭의 장풀이 옹기종기 모여있네요.

 

▲천불봉으로 향하는 능선의 하늘금이 일품입니다.

 

▲천불봉 직전.

사는 게 고단한 지 소나무가 드러누워 있습니다.

 

▲(천불봉 고스락 풍경).

 

▲(천불봉 조망 1). 좌측 멀리 모후산, 중앙봉은 옹성산.

 

▲(천불봉 조망 2). 좌측 옹성산. 중앙 수평을 이루는 능선은 별산.

 

▲(천불봉 조망 3). 무등산.

 

▲(천불봉 조망 4). 무등산 우측 능선은 만덕산으로 이어지는 호남정맥.

 

▲백아산 고스락을 오르기 위해 저 계단을 내려갑니다.

 

▲오르다가 천불봉과 하늘다리 능선을 돌아보았습니다.

 

▲올려다보는 고스락이 가슴에 뜨거운 불을 지핍니다.

 

▲내려앉은 하늘이 회색 그림자를 계속 산속에 던지고 있습니다.

 

▲(백아산 고스락 풍경 1).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합니다.

백아산의 최고 미덕(= 조망의 극치)이 태풍의 심술로 상처를 입었습니다.

 

▲ (백아산 고스락 풍경 2).

 

▲(백아산 고스락 풍경 3).

훼방꾼 태풍 하이선의 심술을 물리치고,

조망의 명당에 걸맞게, 주변을 요모조모 마음 속에 기록합니다.

 

▲(백아산 고스락 풍경 4).

백아산이 이름값을 하네요. 하얀 거위(?)같이 생긴 하얀 바위들.

하얀 바위들을 보면서, 메스너가 낭가파르바트에서 느꼈을 '흰 고독'을 생각합니다.

 

▲(백아산 고스락 조망 1).

비록 날씨의 방해가 있을지라도, 꿈 같은 마루금은 엄연히 살아있습니다.

 

▲(백아산 고스락 조망 2).

하얀 화살표를 따라 통명지맥이 흐르고 있습니다.

 

▲(백아산 고스락 조망 3). 차일봉에서 모후지맥이 통명지맥과 갈라서고.

 

▲(백아산 고스락 조망 4).

하얀 화살표를 따라 모후지맥이 흐르고 있네요.

 

▲(백아산 고스락 조망 5).

 

▲(백아산 고스락 조망 6).

옹성산 뒤쪽으로 동북호가 살짝 고개를 내밀고. 화순 적벽이 그립습니다.

 

▲(백아산 고스락 조망 7). 하늘이 파란 민얼굴이라면,

병풍산 우측으로 추월산, 강천산도 파란만장하게 보일 텐데.

 

▲고스락에 모든 풍진을 내려놓고, 하늘다리로 향하는 중.

 

▲자연의 법칙 안으로 스스로 걸어들어가는 소중한 산벗님들.

 

▲마당바위로 돌아왔습니다.

빗방울이 후둑이는 가운데, 구름들이 요동을 치기 시작합니다.

 

▲하늘다리를 올려다보니 감정의 파도가 덮쳐옵니다. 힘이 솟아납니다.

 

▲지금은 마당바위에서 하늘다리로 향하는 중.

 

▲때로는 인생의 절망이 산 위에서는 삶의 기쁨으로 바뀐다는 걸 잘 압니다.

 

▲나만 그런 걸까.

산을 오를 때는 미치고야 말 것 같은데. 너무 황홀해서.

 

▲산은 상처받은 영혼이 위안을 받을 수 있는 곳.

 

▲백아산에서 자주 눈에 띄는 야생화는 닭의 장풀과 며느리밥풀꽃.

 

▲(돌아보기). 고스락 방향.

 

▲(마당바위 조망 1). 모후산 · 옹성산이 구름과 토닥거리고 있습니.

 

▲(마당바위 조망 2). 모후산 줌인.

 

▲(마당바위 조망 3). 옹성산, 별산.

 

▲(마당바위 조망 4).

구름옷을 걸치니 무등산의 인물이 더욱 살아나네요.

 

▲산과 내가 하나가 될 때 더 단단해짐을 느낍니다.

 

▲여기가 마당바위였네요.

 

▲鄕愁보다는 旅愁에 더 익숙한 게 산행인데,

무등산은 산의 처음으로 돌아가게 하는, 鄕愁를 불러옵니다.

 

▲차일봉 뒤쪽으로 동악산, 고리봉, 문덕봉이 진을 치고.

 

▲의리맨 봄비님 파이팅!

 

▲현실과의 타협이 어려울수록 산으로 치달리게 마련.

산에서 몸과 마음을 달래고 얼러서 일어설 힘을 저축합니다.

 

▲산사람들 불문율은 안전산행, 맞지요?

 

▲하늘다리로 향하는 데크길이 하늘과 닿아있습니다.

 

▲구름이 하늘다리 허리를 감돌아 승천하고 있네요.

 

▲(하늘다리 조망 1).

 

▲(하늘다리 조망 2).

 

▲(하늘다리 조망 3). 당겨보니, 동악산 ·고리봉이 선명합니다.

 

(하늘다리 조망 4).

 

▲(하늘다리 조망 5).

아, 지리산이 빨간 원에 잡혔습니다.

구름옷을 걸치고 있는 지리산(왼쪽 반야봉, 오른쪽 천왕봉).

 

▲하늘다리에 서서,

골짜기 깊숙이 일고있는 구름의 유희를 감상합니다.

 

▲산의 일부가 된 듯한 느낌이 몰려오기 시작합니다.

 

▲춤추듯 건너갑니다.

마치 중력이 없는 구름 속을 둥둥 떠가는 듯한 기분으로.

 

▲오늘 옆지기에게 문자 하나 보내야겠습니다.

백아산이 너무 황홀해, 구름과 함께 춤을 추었다고.

머메리가 낭가에서 실종되기 전 아내에게 보낸 마지막 편지.

 

"나는 지금까지 이처럼 물리치기 어려운 매력을 지닌 산을 본 적이 없소."

 

▲지난 산행 기억들을 하나로 꿰어 엮으면,

청춘시절로 데려다 주는 마법이 일어납니다.

 

▲오르려는 것은 인간의 본능.

자신에게로 돌아가기 위해 산을 오릅니다.

 

▲백아산 관광농원이 연못을 옆구리에 끼고 기다립니다.

 

▲본격적인 하산에 앞서,

무등산을 눈 속에 돋을새김으로 입력합니다.

 

▲태양은 아직 구름 저 너머에 숨어 있지만,

그래도 태양이 있다는 사실이 우리를 안심시킵니다.

 

▲산사람들은 산에만 들면 모든 걸 다 잊어버립니다.

산을 오르려고 왔다는 사실조차 잊어버립니다. 그래서 행복합니다.

 

▲비는 추적추적 끊임없이 내리고,

산은 말없이 그 비를 맞으며 생기를 머금고 있습니다.

 

▲하산길 우측에 있는 샘터.

 

▲문득 스치는 생각,

샘터 입구를 가로막고 있는 V자 곡선미가 예술이야.

 

▲하산길에서 느끼는 소회는, 세상에 새로 태어난 느낌!

 

▲어쩌면,

백아산이 산 중에서 가장 욕심내는 추억거리가 될 지도 모릅니다.

 

▲농부가 흙에서 친밀감을 느끼듯,

산사람은 산과의 친밀감에서 즐거움을 느낍니다.

 

저 다리를 건너면 이제 산이 평지로 변환되어 현실이 됩니다.

 

▲(날머리 돌아보기).

 

▲연리지 설명판이 있기에,

눈을 비비고 찾아 보았지만 발견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대 산들이여, 어이하여 그대 이리도 아름다운가!

 

바이런이 감탄했던 그 산이 오늘은 우리를 감탄하게 만들었습니다.

 

▲돌아보니, 구름에 덮인 봉우리가 부동의 자세로 직립해 있습니다.

 

▲비바람에 실려오는 소나무 내음이 향그러웠습니다.

 

▲하늘을 담고있는 저수지가

'백아산이라는 아름다운 그림'의 이음새 역할을 합니다.

 

▲인어가 왜 여기서 나와!

 

▲백아산이라는 선물을 안고 돌아가는, 우리는 행운아.

 

▲백아산은 이제,

단순히 지도상에 표기된 산이 아니라,

마음 속에 생생하게 살아있는 보물이 되었습니다.

 

Ⅴ. 에필로그

 

조망 극점으로 군림하는 산에게 하이선이 심술을 부립니다.

그래도 하늘다리 덕분에 구름의 신비한 유희를 만끽했구요.

새 산우님들과 보낸 산속 하루는 흐르는 시간을 멎게 했지요.

 

산을 생각하고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행복이 넘쳐 흐릅니다.

생각하고 바라보던 행복을 땀으로 치환하는 게 산행이려니,

산을 오르다가 마음 속 또다른 산을 오르게 됨을 깨달았지요.

 

구름장 밑에 샘솟던 山情은 동화의 한 페이지처럼 따스했네요.

 

 

== 읽어주신 귀한 당신이여, 나날이 더 행복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