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루금 산행/용암지맥

용암지맥 1구간 <봉수산~용암산~금학봉~오로봉~안동소주(구)>

범산1 2025. 2. 18. 18:24

용(암)처럼 꿈틀댈까  (금)학처럼 날아볼까?

▲용암지맥에서 바라본 문수지맥 학가산 주변 풍경.

 

Ⅰ. ( Prologue )

 

낙동강과 내성천을 갈라치는 문수지맥이

봉수산에 이르러 마루금 하나를 떨굽니다.

작지만, 경치게 오지랖 넓은 산줄기이죠.

 

무심코 밟는 흔한 개망초를 생각합니다.

흔해빠졌지만 분명히 존재하는 엄연함!

천하디 천함에도 땅을 집어삼키는 생명력!

 

산줄기를 생각하다 개망초를 떠올렸네요.

덩치는 작지만 뿜는 기운은 짱짱한 산줄기.

휘 바람되어 그 용암지맥을 더터 보렵니다.

 

Ⅱ. 산행 얼개

 

1. 언제 : 2025년 2월 16일 (일요일).

 

2. 누구랑 : 산파고파 산행클럽 동지 여러분.

 

3. 어디를 : 〔용암지맥 첫째 마디〕

   (일출암~봉수산~용암산~금학봉~오로봉~안동소주<구>).

 

Ⅲ. 산행 지도

 

Ⅳ. 산행 발자취 및 느낌표 버무리기

▲(일출암 풍경 1).

용암(송야)지맥의 출발점은 봉수산이지요.

봉수산을 오르는 길목으로 일출암을 간택했습니다.

 

▲(일출암 풍경 2).

절이 해 뜨는 동쪽을 향해 돌아앉아 있어,

밝고 맑은 기운을 뿜어내는 명당 느낌입니다.

 

▲(일출암 풍경 3).

일출암의 본명은 금오선원인가 봅니다.

주지스님의 밝고 우렁찬 목소리가 출발을 가볍게 해주네요.

 

▲(일출암 풍경 4).

산 좋아하는 사람이면 빼놓을 수 없는 곳, 산신각!

눈으로 삼성각이라 읽고, 마음으로 산신각이라 새깁니다.

 

▲(일출암 조망 1). 해발 480m 높이의 넓은 마당에 서니,

뿌연함 속에 잠긴 아랫세상이 이유 없이 마구 궁금해집니다.

저기, 누군가의 인생이, 한 시대의 역사가 들숨과 날숨처럼 얽혀 있겠지요.

 

▲(일출암 조망 2). 눈으로는 볼 수 없으니,

마음으로 방향만 잡고 그리운 청량산을 그려봅니다.

 

▲(일출암 조망 3). 안동호 방향은 오리무중.

 

▲(일출암 조망 4).

산 위에서 산을 바라보니 신선이 따로 없네요.

 

오늘도 깃털처럼 무수한 날들 중 하루겠지만,

그 하루를 사무치도록 그리운 오늘로 만들어 볼랍니다.

 

▲봉수산 고스락을 향해 열심히 발품을 파는 중.

반갑다는 소리 한마디 들리지 않는 이 산길이 넘 반갑네요.

 

▲(봉수산 고스락 풍경 1).

문수지맥 하면서 기억창고에 저장했던 지형은 변함이 없건만,

그때 동행했던 산벗님들에 대한 기억은 모서리가 다 닳아버렸네요.

 

▲(봉수산 고스락 풍경 2).

인생시계가 태엽을 여러 번 감고 난 후 또 말하게 되겠지요.

용암지맥 시작할 때 형체를 알아볼 수 없는 삼각점이 있었다고.

 

▲(봉수산 고스락 조망).

저기 저 봉긋한 봉우리가 박달산이지 아마.

 

올라왔던 산길을 다시 더듬어 용암지맥을 시작합니다.

그러니까 송야천의 동쪽 산울타리에서 잼나게 놀아보려구요.

 

▲분수령이 되는 산길을 귀하게 떠받들면서 걸어갑니다.

그 마음이 하늘에 닿도록 토닥이면서 타박타박 걸어갑니다.

 

▲일출암 자리가 봉수산 8부 능선쯤 되겠지요.

별세계인 듯한 그 절이 지금 발 아래에 밟히네요.

 

▲아, 세상을 굽어보고 있는 암자를

위에서 굽어보는 기분이 어떨 것 같습니까?

 

▲사거리 갈림길이지만, 우리에게는 주저함이 없습니다.

야무지게 마음을 여미며 직진의 페달을 신나게 밟을 뿐입니다.

 

▲우뚝한 정자 하나, 보채는 아이처럼 유혹하고 있습니다.

 

▲무릇, 정자란 우뚝 서서 지배할 듯이 굽어봐야 하거늘,

사방이 꽉 막혀 있으니 일출정이란 이름이 되레 무색합니다.

정동진보다 해를 먼저 볼 수 있는 곳이라고는 하는데....

 

▲오름짓하는 숨소리가 묵직하게 산자락에 퍼지고 있습니다.

 

▲산줄기의 대문 이름을 꿰찬 용암산인데...

어째 표지석은 고사하고 삼각점 하나 박혀있지 않네요.

 

잔잔한 낙엽능선을 걸으면서 자신에게 묻습니다.

이 아름다운 길을 혼자서만 독식하며 걸어도 되는 거냐고.

아름다운 길만 보면 걷잡을 수 없이 누군가가 떠오릅니다.

 

▲포근한 눈으로 바라봅니다. 솔잎 이불을 덮고 있는 봉긋한 무덤을.

 

▲산길은 고집스럽게 합수점을 향하여 뻗어갑니다.

 

▲누구는 이 조망봉 부근을 용암산 고스락이라고 하던데...

이름이 뭐 그리 중할까, 내 마음이 고스락이면 그만인 것을.

 

▲산꾼 한 분이 산이 되어 우뚝 솟아 있습니다.

내 위치가 어디쯤일까 좌표를 찍으며 자신을 찾고 있습니다.

 

▲이렇게 시계가 좋지 않아 답답한 날은,

눈이 아닌 마음으로 즐기는 조망산행이 되지요.

 

▲이렇게 간간이 나타나는 멋진 바위들을 만나면,

심장에 파문이 번지는 것 같은 절대 고독이 심신을 사로잡지요.

 

▲(알바위).

알바위가 일상과 산을 이어주는 탯줄이 되는 것 같습니다.

 

▲고갯마루마다 흩어져 있는 서낭당의 흔적들!

 

누군가는 작은 돌 하나 얹으며 연인을 그리워 했을 테고,

누군가는 작은 돌 하나 얹으며 떡두꺼비 같은 아들을 갈구했을 텐데....

세상의 무게 중심은 이처럼 개인의 소소함이 모여 쌓여가는 거겠지요.

 

▲산이라는 거울에서 난분분 반사되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합니다.

 

▲산길 옆에 물탱그가 덩그러니 서 있네요. 감정없는 동상처럼.

 

▲진행방향 우측, 영주시 평은면 지곡2리.

포대기에 안긴 아기처럼 마을이 산자락에 포근하게 감싸여 있네요.

 

▲(삼밭골재).

안동시 녹전면과 영주시 평은면의 경계를 이루는 고개.

 

▲산자락이 던져주는 온기에서 봄냄새가 풍깁니다.

준 이는 기억을 못하지만 받은 이는 기억을 하는 법이지요.

자연이 공으로 던져주는 봄기온이 사람 마음을 녹여줍니다.

 

▲기가 막힌 分水嶺, 자연스런 마루금의 표본이네요.

 

▲오늘 구간은 무수히 많은 도로를 자르며 건너갑니다.

길자락 마디마디마다 사람들 땀방울과 한숨이 녹아 있겠지요.

 

이 고개는 안동시 녹전면 서삼리와 영주시 평은면 지곡리의 경계.

 

▲아는 곳은 하나도 없는, 모르는 곳 천지인 초행길인데,

어디선가, 어느 땐가 만난 것 같은 그만그만한 지형들입니다.

 

▲(돌아보기).

출발선인 봉수산이 의젓하게 솟구쳐서 등을 밀어주네요.

 

▲누군가 누워 편히 쉬고있는 양지녘에 자리를 잡고,

우리도 민생고를 해결하며 마음에 점 하나를 찍었지요.

 

▲갑자기 키를 넘는 옹벽이 나타나서 우회하게 하네요.

 

▲(서삼길).

선답자들 산행기와는 다른 풍경이네요.

만져지지 않는 마음도 시시때때로 변하는 데,

눈에 보이고 만져지는 자연이야 말해 무얼할까.

 

▲스치는 잔가지마다 알게 모르게 가시가 박혀 있네요.

겨울이니까 망정이지 여름엔 여간 고역이 아닐 듯합니다.

 

▲길 바닥에 양탄자처럼 깔려있는 솔잎들,

길 위에 개선문처럼 우그리고 있는 나뭇가지들.

 

그 중간을 흘러가는 바람처럼 조용히 지나갑니다.

 

▲재선충이라는 무지막지한 침략군이 들이닥쳤나 봅니다.

임시처방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서 마음을 불편하게 하네요.

 

▲(금학봉 고스락 풍경 1). ‘알토란 같다’는 말이 있지요.

내용이 충실하거나 옹골차고 실속이 있는 경우를 빗대는 말이죠.

오늘 금학봉이 그 말에 안성맞춤으로 들어맞는 곳인 것 같습니다.

 

▲(금학봉 고스락 풍경 2).

금학봉의 품새가 너무 옹골차고 실속이 있어서,

오늘 걸어왔던 산길이 전생의 일인 듯 아득하기만 합니다.

 

▲(금학봉 고스락 풍경 3). 금학봉에 용알바위가 있다더니,

알이 박힌 것처럼 생긴 저 바위를 두고 이르는 말인가 봅니다.

 

▲(금학봉 고스락 풍경 4).

산자락은 꿈에 끼고 살고, 마누라는 품에 끼고 살고.

금학봉을 자나깨나 마음에 품고 살게 될 것 같은 예감.

 

▲(금학봉 고스락 풍경 5).

금학봉에서 우리의 산영혼을 진하게 우려내 봅니다.

 

▲(금학봉 고스락 조망 1). 용암지맥은 학가산의 특급조망처.

학가산이 문수지맥의 백미라면, 금학봉은 용암지맥의 백미.

 

▲(금학봉 고스락 조망 2). 문수지맥과 용암지맥 사이에는,

낙동강 합수점으로 향한다는 유대감이 자연스레 흐르고 있습니다.

 

▲한겨울의 산줄기는 동지섣달 화로와 같아서,

늘 가슴에 품고 달구면 따뜻하게 날 수 있다고 봅니다.

 

빈딧불이!  듣기만 해도 가슴이 청정해지는 느낌이네요.

 

▲봉 따먹기식의 산행보다 내공을 다지는 도파민적 산행을 지향합니다.

 

▲길에서 만나 의지가지가 돼 함께 걸어가는 산벗님들.

함께 걷다보면 마루금을 타는 있다는 걸 까맣게 잊곤 합니다.

 

▲(벌목지 조망 1).

벌목지의 덕목은 거칠 것 없는 조망을 안겨준다는 것이죠.

 

▲(벌목지 조망 2).

허공을 휘저어가는 마루금의 선율은 에술적이기까지 하지요.

 

▲응달에 남아있는 잔설의 흔적에서 봄의 기운을 잡아챕니다.

 

▲산자락을 파헤치며 토목공사가 진행중이네요.

 

자연은 사람 손을 타면 시름시름 병이 들게 마련이죠.

사람과 자연은 한 그물에 걸려든 물고기들처럼 공동운명체인데...

 

▲‘입산금지’의 울타리가 견고하고 경고문이 살벌하네요.

한계점를 넘으면, 역으로 ‘지금 입산’으로 바뀔 수도 있는데.

 

▲산은 털어 낼 수 없는 그리움을 불러내는 원료가 됩니다.

매순간의 생각과 시선이 심장을 쫀득하게 만들기 때문이지요.

 

▲산꾼에게 있어, 모든 생각은 산에서부터 시작되지요.

비록 산 바깥에서 살지만 생각만큼은 산과 함께 합니다.

 

▲(새마고개). 안동시 와룡면 서현리와 북후면 연곡리의 경계.

 

▲정글 같은 가시덤불과 빽빽한 나무 잔챙이들.

겨울이어서 참 다행이라는 안도감이 절로 생깁니다.

 

▲훈풍이 훨훨대고 햇빛이 만물을 보듬는 시간입니다.

아직은 패기를 간직한 모습 그대로 자신을 박제시키고 싶지요.

 

▲‘동막골길’을 덤덤하게 건너갑니다.

어쩌면 이 산길과 다신 만나지 못하리라는 예감에,

부레에서 공기 빠지는 것 같은 한숨을 토하기도 하지요.

 

▲좌측 장골에 있는 시설물은 유기질비료공장.

옛 향수를 자극하는 지독한 냄새가 걸음을 재촉하게 만들었네요.

 

▲흔들리는 세상이라는 배에서 균형을 유지하려면

세상이라는 배와 혼연일체 돼 함께 흔들려야겠지요.

 

평원애서 봄나물을 캐는 여인이 시야에 들어왔고,

걸음을 멈추고 함께 봄나물을 얘기하면서 시간을 보냈네요.

 

▲마루금을 따라 걷는 마음은 늘 달떠 있습니다.

좌우 물줄기의 분수령을 걷고 있다는 마음이 심장을 때립니다.

 

▲‘와북로’를 건너갑니다.

절묘하게 물길이 갈리는 지형입니다.

 

▲현재위치에서 지도를 유심히 들여다보는 분들이 계셨죠.

 

이 시간쯤 이 거리쯤 되면, 누구나 한번쯤 흔들리는 고민이죠.

오로봉까지 약3km(ㄷ자)를 생략하고 도로따라 지름길로 가고픈.

 

▲(현재위치 조감도).

 

▲오로봉 가는 길은 생각보다 지루하고 까칠했네요.

시각적· 심정적으로 몇 번을 속은 후에야 실체를 인식했지요.

 

▲어느 시인이 말했지요.

간절하게 길을 찾으면 그 마음속에 자신만의 별의 지도가 빛난다고.’

 

오로봉 가는 마루금을 마음 속으로 간절하게 그리면서

다리만 믿고 발이 이끄는 대로 걸었더니 길이 열리더이다.

 

▲사진에서 보는 시각적인 것과 실제 느낌이 많이 달랐지요.

잔챙이마다 박혀있는 가시투덩이들이 무차별적으로 공격해대는데...

 

▲복사꽃이 벙글고 보리가 익을 즈음에 오면,

산천은 쫄깃쫄깃하니 기름지고 새틋하게 변해 있겠지요.

 

▲공간이 열리고 더 올라갈 곳이 없는 걸 보니,

오로봉 고스락에 근접했다는 느낌이 직감됩니다.

 

▲(오로봉 고스락 풍경). 오로봉에 올랐더니,

햇살보다 뜨거운 잉걸불이 가슴에서 활활 타오르더이다.

 

▲마루금은 오로봉에서 100m 정도 빽하여 남쪽으로 방향을 틀지요.

 

▲능선에 자리잡고 있는 무덤을 볼 때마다 드는 생각 한 토막.

 

지구 위에서 아웅다웅 싸우는 것들은 다 부질없는 일이라는 것.

 

▲分水嶺을 형성하는, 오묘한 능선자락을 만날 때마다,

대자연의 과학적인 물가름 원리에 찬탄을 금할 수가 없지요.

 

그래서 오르면서 흘리는 땀 한 방울, 하산 후 소주 한 병보다

더 귀한 보약은 이 세상에 없다고 감히 자신있게 말합니다.

 

▲(감애고개).

오로봉 오르기 전에 지름길로 왔다면 여기서 마루금과 만나겠지요.

 

▲점선이 마루금일 테지만, 실선을 따르는 방법이 현명하겠지요.

 

▲우측 수로를 따라 가는 게 조금 빠른 길일 순 있지만,

나약한 환상에 젖어 감정을 낭비할 수는 없다고 생각했지요.

 

▲산을 찾는 이유를 수백 개도 더 댈 수 있지만 생략하고,

산은 시간 여행을 가능하게 하는 치명적인 매력이 있지요.

 

▲(감애주하길).

소주를 좋아하면 그 술의 스토리뿐 아니라

마시는 이의 인생 스토리가 스며들기 마련이지요.

 

마찬가지로,

산을 좋아하면 산길에 서린 스토리뿐 아니라

오르는 이의 철학이 가미되어 산의 역사가 만들어집니다.

 

▲빤히 보이는 길을 두고 돌아가는 건,

시간을 그냥 흘려보내는 것 같아 너무 아깝지요.

 

하늘을 봐야 별을 따고, 용기를 내야 마루금을 밟을 수 있는 법이죠.

 

▲(영성목장).  ‘방역상 출입통제’라는 팻말이 있었으나,

글자색상이 바랜 기미가 보이길래 그냥 담장 안으로 들어섰지오.

 

시설물 뒤편의 산을 넘어서기 위해 막산을 감행하였답니다.

 

▲(돌아보기). 막산 감행 후 뒤돌아보니,

태양광 시설물인 목장 지붕이 내려다보입니다.

 

▲(291.6m봉).

 

▲산길이 거칠어 힘드는 건 괘념치 않지만,

걷지 않고 건너 뛰는 건 도저히 용서가 안 되지요.

 

못 배운 건 부끄러워할 일이 아니지만,

못돼 먹은 건 도전히 용서가 안 되는 것처럼 말이죠.

 

▲막막한 야생상태의 산자락을 네 발로 헤매다가,

정돈된 고속도로를 만나니 별세계에 들어선 기분이었네요.

 

▲(오리원재).

 

▲활동적인 멧선생들에게 있어서 저 나무둥치는,

오감을 자극하면서도 씹기에 만만한 가십거리였던가 봅니다.

 

▲지루하던 마루금이 고상한 길로 변했네요.

산길 눈높이에 맞추어, 발걸음도 고상하게 누그러뜨렸지요.

 

▲산행은 땀 흘리는 현재와 땀 흘렸던 과거 기억이 만나,

현실감마저 지워버리고 성취감으로 갈무리하는 과정이지요.

 

▲탄탄한 마루금을 따라 철사줄 울타리가 이어집니다.

안동소주 폐공장인데, 울타리가 끊긴 지점에서 좌틀합니다.

 

▲안동 근방 산줄기를 산행하면서,

지역 특산물인 안동찜닭, 안동소주를 맛보았으니,

이번에는 안동간고등어구이를 맛볼 차례인가 싶네요.

 

햇살이 뉘엿뉘엿한 시간에 날머리에 도착했네요.

 

일상생활에서는 날이 밝기를 고대하며 살아가고,

산에서는 해가 지지 않기를 갈망하면서 살아갑니다.

 

누구나 분명 최초의 너 땜에가 있기 마련이죠.

안동소주 입장에서는 여기가 최초의 발아지점이었을 테고

지금은 더 좋은 모습을 위해 다른 곳으로 이전했을 테지요.

 

우리의 산줄기 산행도 계속 이어가야 할 테고,

여기 들머리가 더 좋은 산행을 위한 최초였으면 좋겠네요.

안동소주 좋은 맛과 산의 좋은 이미지가 상호연상됐으면 좋겠습니다.

 

▲다음 구간 들머리를 찜하면서 드는 생각,

산에 대한 욕망은 삶의 중요한 동력 중 한 줄기입니다.

 

Ⅴ. 산행 기록

 

Ⅵ. ( Epilogue )

 

강파른 오르막에서 땀샘이 격하게 터지면,

따로 떠돌던 산과 하늘이 하나로 엮입니다.

낯선 곳에선 대체로 특별함을 만나지만,

낯선 산에선 가끔 익숙함을 만나기도 하죠.

삶에선 낯섦이 활력의 땔감으로 작용합니다.

 

매운 바람이 용암산을 할퀴고 있었지만

산빛깔이 변하는 걸 귀신같이 잡아챘지요.

시나브로 봄이 기다려지는 타이밍입니다.

맹추위로 몸이 자궁속 태아처럼 움츠려도,

산은 새로운 봄빛을 잉태하고 있었습니다.

 

 

==읽어주신 귀한 당신, 늘 행복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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