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km급 산줄기 산행/강화지맥

♠강화지맥 2구간(농업센터~덕정산~정족산~길상산~택지돈대)

범산1 2026. 10. 7. 17:43

▣ 덕정산과 정족산과 길상산은 환상의 파트너였다. ▣

▲길정저수지 부근에서 바라본 진강산 모습.

 

 

Ⅰ. 프롤로그

 

안과 밖, 좌와 우. 산의 경계에 있는 선!

하늘금은 맘을 산으로 끄는 일등공신이고

마루금은 몸을 사로잡는 매력 덩어리지요.

마음을 열면 산 자체가 살아있는 문화유산.

역사는 박물관 진열장에만 있지는 않지요.

더 울고 더 깊은 밤을 견뎠을 산을 갑니다.

 

대몽항쟁, 정족산사고, 병자호란, 병인양요...

그 판도라 상자의 키를 품고 있는 능선들!

역사의 파도를 버티어낸 골키퍼 같은 산들!

배를 으르는 건 수심보다는 파도의 출렁임.

지금 만나러 갑니다. 아픔 품은 강화의 산을.

발품 조각 모아 산사랑에 줌인해 보렵니다.

 

 

Ⅱ. 산행 얼개

 

◆ 언제 : 2026년 10월 4일 (일요일).

 

◆ 누구랑 : 범산 홀로 호젓하게.

 

◆ 어디를 : 〔강화산줄기 둘째 마디〕

(농업기술센터~덕정산~정족산~길상산~택지돈대)

 

 

Ⅲ. 산행 지도 & GPS트랙 파일

 

 

강화(농업센터~택지돈대)Track_2026-10-04범산.gpx
0.20MB

 

 

Ⅳ. 산행 흔적 & 느낌표 버무리기

▲흔히들 강화도는 지붕 없는 박물관이라고 하죠.

오늘, 강화농업기술센터 입구가 박물관 답사의 출발선입니다.

(강화군 불은면 삼성리 1037-6).

 

▲도로 건너, 덕정산 능선이 선명한 하늘금을 긋고 있습니다.

가을의 숨을 받아 화들짝 피어난 마루금이 눈물겹도록 아름답네요.

 

▲‘명태어장’이 길라잡이를 자처하네요.

좌틀, 아침공기를 가르면서 마루금을 읽어나갑니다.

 

▲팜스토리 정문 앞에서 약석원 방향으로 길을 잡았네요.

 

▲어떤 아름다움은 너무 치열해서,

담을 길이 없다는 게 산꾼의 불만입니다.

 

▲소나무는 잘 자라 스스로 품위를 일구는데,

난잡하게 얽힌 전선들은 풍경의 질을 저하시키네요.

 

▲가을의 가장자리를 걸어

표표히 사유의 바다로 향하는 길입니다.

 

▲하늘은 높고 풍경은 통통하게 살이 올라 있습니다.

 

▲‘강화 농특산물 솔숲마켓’ 앞에

장독대을 장착한 아기자기한 전망대가 열려 있었네요.

 

▲가을은 흔히 등화가친(燈火可親)의 계절이라 하죠.

산 좋아하는 사람들에겐 등산가친(燈山可親)의 계절이지요.

산을 등불로 삼아 건강을 챙길 절호의 찬스입니다.

 

▲타박타박,

도파민 쏟아지는 산사랑의 환희가 걸음걸음에서 우러납니다.

 

▲산오름은 몸의 노화시계를 거꾸로 돌리는 행위 아닐까요.

 

▲오를 산이 있다는 건,

숨을 쉴 이유가 있다는 희망이겠지요.

 

▲풍진의 세월을 견디고 시간을 덧입은,

나무들의 풍경 이야기는 보고듣는 이를 힘내게 합니다.

 

▲아침나절의 맑은 산공기가 말해줍니다.

세상의 위선에 물들지 않은 능선의 풍경이 얼마나 멋진 지를.

 

▲(덕정산 고스락 풍경 1).

산에 대하여 폭발한 호기심은 일상의 아이템으로 확장됩니다.

 

▲(덕정산 고스락 풍경 2). 산의 꼭대기에 발을 얹을 때마다

더 열심히 인생을 업데이트하며 살아야겠다는 다짐을 합니다.

 

▲(덕정산 고스락 풍경 3).

더 이상 오를 곳이 없는 곳에서 멀리 굽어보는 즐거움은,

산을 오르는 목적의 7할 이상을 차지하는 주된 테마입니다.

 

▲(덕정산 고스락 조망 1). 지난 구간,

마음자락에 힘을 보태주었던 혈구산은 여전히 생생하네요.

 

▲(덕정산 고스락 조망 2).

남산 앞쪽으로 산줄기 하나가 혈구산으로 이어집니다.

문수산에서 해저로 맥이 연결되었다고 보는 시각입니다.

 

▲(덕정산 고스락 조망 3).

한남정맥의 대미를 장식하고 있는 문수산은 아우라 뿜뿜이고.

 

▲(덕정산 고스락 조망 4).

앞으로 더 걸어가야 할 덕정산의 짜투리 여맥입니다.

 

▲(덕정산 고스락 조망 5). 가슴이 설렙니다.

길정저수지 + 정족산 + 길상산 = 기막힌 아름다움.

 

▲(덕정산 고스락 조망 6). 진강산(443m)!

강화도에서 마니산(472.1m), 혈구산(466m) 다음으로 높은 산이죠.

 

▲이야기가 고프면 소설책을 펼치고 그속에 빠지듯이,

산이 고프면 산경표를 펼치고 마루금을 걸을 일입니다.

 

▲걷는 내내 마음을 옥죄던,

국가시설과 아쉽게(?) 헤어집니다.

 

▲시간의 결을 품은 산길에 들어서니까

시간의 속도가 달라지게 되는 것 같은 느낌.

 

▲시야의 끝에 길상산이 자리하고 있고,

그곳이 오늘 발걸음의 끝이어서 위안이 됩니다.

 

▲(불은면사무소 갈림봉 풍경).

체육시설은 제 혼자 잡풀과 씨름하고 있었지만,

터지는 조망은 오늘 구간의 최고점을 주고 싶네요.

 

▲(불은면사무소 갈림봉 조망 1).

한남정맥의 터줏대감(계양산)이 정면에서 살짝 미소를 흘리고.

 

▲(불은면사무소 갈림봉 조망 2).

정족산과 길상산은 한 세트로 풍경 하나를 완성해 놓았네요.

 

▲(불은면사무소 갈림봉 조망 3).

마니산은 강화도의 제1봉임을 자랑스러워 하는 눈치.

 

▲(불은면사무소 갈림봉 조망 4).

제2봉인 혈구산은 고려산을 등에 업고 당당하게 솟았습니다.

 

▲(불은면사무소 갈림봉 조망 5).

한남정맥의 모든 혈이 응집된 문수산은 부러울 게 없다네요.

 

▲(불은면사무소 갈림봉 조망 6).

한북정맥 산자락을 마주할 수 있다는 건 큰 행운이지요.

 

▲(불은면사무소 갈림봉 조망 7).

아, 북한산! 그대는 여전히 멋쟁이야.

 

▲(불은면사무소 갈림봉 조망 8). 백두산에서 비롯된 맥은

염하강 앞에서 끊어졌지만 모두 소중한 우리의 산들입니다.

 

▲(불은면사무소 갈림봉 조망 9).

우리의 마음과 땀이 배어있는 산들이 자랑스럽습니다.

 

▲(불은면사무소 갈림봉 조망 11).

시차 두고 늦게 도착하는 말들이 있습니다.

마치 해외에서 발송한 엽서나 전서구로 보낸 쪽지처럼.

 

저 산들을 오를 땐 미처 몰랐지만 생각해 보면 참 행복했었지요.

 

▲참 귀한 풍경입니다.

푸릇한 나무 사이에 맨 몸둥이로 홀로 서있는 풍경은.

 

백김치 짜듯 마음에 모아두었다가 적적할 때 꺼내 보아야지.

 

▲인생은 연임이 없지요.

초혼(招魂)으로 흩어지기 전에 열심히 오를 일입니다.

 

▲마루금을 따라 줄지어 선 묘지들을 스쳐갑니다.

불러도 대답 없는 이름이 되기 전에 또 오를 일입니다.

 

▲산행하는 날은

동화 속에 들어와서 한껏 즐기다 나오는 날입니다.

 

▲마음에 쉼표 하나를 걸쳐놓고 다시 힘을 얻어가는 산입니다.

 

▲흉터는 자신의 아픈 사연도 잊은 채

그저 몸이라는 풍경의 고요한 일부가 되지요.

 

산자락의 후미진 뒤안길도 산 풍경의 일부가 됩니다.

 

▲질문을 바꾸면 풍경도 달라지지요.

후미진 산길의 끝은 새로운 산길의 시작점이 됩니다.

 

▲(고려왕릉로).

왕의 길을 자유인의 길로 여기고 걸어갑니다.

 

▲자연과 하나가 된다는 것은

몸이 조금씩 움직이고 온마음이 다가간다는 의미겠죠.

 

▲더 단단한 산꾼이 되기 위해서는

자연의 순리를 읽어내는 힘을 길러야겠지요.

 

▲‘2023년 정원 콘테스트’에서 우수정원으로 선정된 곳.

 

▲‘행복을 주는 정원’은

길정저수지와 어우러져 자연미를 한껏 뽐내고 있습니다.

 

▲길정저수지와 진강산은

서로 손을 내밀면서 멋진 한 컷 속으로 녹아듭니다.

 

▲길섶에 가을의 전령사가 나풀거리며 마중나와 있습니다.

 

▲이 세상을 살다가 언제 가도 그만인 삶이지만,

동화 속의 소년처럼 용감하게 이 가을을 보내야겠습니다.

 

▲(71.2m봉).

이름 없는 봉이라도 홀대하지 않는 마음을 담고 오릅니다.

 

▲산줄기의 맥은 물길을 좌우로 가르면서,

자기 방식으로 인문지리적 환경의 판을 짜고 있지요.

 

▲육안으로 뚜렷이 보이는 마루금을 대하면,

긴가민가 하던 지형 읽기에 믿을 구석이 생긴 것이지요.

 

▲무명봉을 무덤덤하게 무심결에 스쳐갑니다.

무명봉 고스락인데, 산패 하나마저도 걸려있지 않군요.

 

▲홀산이라도 완전한 외톨이는 아닙니다.

산자락 곳곳에 안착한 수많은 망자들이 함께 하기 때문이죠.

 

▲오늘도 당연하게 누리는 무사한 하루가

누군가의 헌신 위에 놓여있음을 인식하면서 걸어갑니다.

 

▲자연은 깊은 울림통의 비하인드 스토리지요.

그 안에서의 하루하루가 모여 삶의 이야기가 되고, 역사가 되고.

 

▲파란 길정저수지를 앞에 두고,

마니산과 진강산을 잇는 곡선이 예술이네요.

 

▲저 앞 봉우리를 두고 우측이냐 좌측이냐 갈등이 많지요.

바른 길(우측)이 훤히 보이는데도, 한사코 좌측으로 간 이유는 뭘까요.

 

▲오래 평범을 지키면서 꾸준한 공을 쌓는 사람은 특별하지요.

꾸준히 마루금을 고집하며 산경원리를 따르는 사람이고 싶습니다.

 

▲길은 둘로 나누어졌지만,

맥꾼이 가야 할 길은 정해져 있습니다.

 

▲(85.6m봉).

 

▲소나무의 자연 창틀에 담긴 마니산 모습이

기대하지 않았던 반전을 빚으며 마음을 울립니다.

 

▲길은 길인데, 다니지 않아서 다닐 수 없는 길이 되었네요.

 

▲‘남는 건 사진밖에 없다’는 말을 되뇌며 열심히 찍지요.

그러나 찍히는 것보다 찍어주는 것을 더 좋아하는 산꾼입니다.

 

▲아직은 초록이 대세인 젊은 계절입니다.

점차 초록이 빠져나가, 붉은색의 계절이 되겠지요.

 

▲강남영상미디어고 뒷담장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걸어갑니다.

 

▲갖은 정성들이 돌탑의 형식을 빌어 산자락을 휘감고 있네요.

 

▲무덤 2기가 참 인상적입니다.

다정하게 양지녘에 터잡고 정족산을 바라보고 있는 모습이.

 

▲(여우고개)

 

▲출입금지? 사유지 농장인 듯한데.

착하게도 고분고분. 옆길로 새는 산길을 찾습니다.

 

내가 하고 싶은 말 쏟아 내면 참견이 되고,

상대 상황과 필요에 맞추어 말하면 배려가 되겠지요.

 

▲아무리 좋은 질문이라도 때가 맞아야 의미가 살죠.

‘공부가 인생의 전부인가’ 질문은 중요하지만,

중요시험을 앞두고 회의에 빠져선 죽도 밥도 안 되겠지요.

 

▲전쟁과 평화에 대한 근원적 질문은 필요하지만,

전쟁터에선 철학적 고민 할 여유가 없는 게 상식입니다.

전쟁터에서 방아쇠 당길 타이밍을 묻다간 내가 죽습니다.

 

눈 앞에 산이 있으면 앞뒤 재지 말고 바로 오를 일입니다.

 

▲만고풍상의 세월을 견뎠을 거목 앞에서,

소원 하나씩 얹는 정성어린 모습이 눈에 선합니다.

 

▲산성이 나타났습니다.

외침을 저지하는 게 제1임무인 시설이었겠지만,

지금은 관광자원으로 한 몫하는 효자종목입니다.

 

▲(정족산성). 단군의 세 아들이 쌓았다고 해서 삼랑성이라 부른다네요.

마니산 참성단과 더불어 단군과 관련된 역사 유적입니다.

병인양요 때 양헌수 부대가 프랑스군을 물리친 승전지이기도 하죠.

 

▲(정족산 고스락 조망 1).

진강산이 좌우로 팔을 벌려서 강화의 들녘을 다독이고 있네요.

 

▲(정족산 고스락 조망 2).

산보다는 들녘에서 먼저 가을이 익어가고 있습니다.

 

▲(정족산 고스락 조망 3).

염하강은 그때나 지금이나 말없이 흐르고 있습니다.

 

▲삼랑성 성루에서 바라보는 길상산의 폼이 일품이네요.

 

▲삼랑성은 리모델링 공사중.

 

▲성루를 따라 걷고 있으면,

사람의 영혼은 산의 일부가 되고 맙니다.

 

▲(삼랑성 서문).

 

▲저 삼랑성을 따라 마루금을 계속 잇는 것도 좋지만,

유서 깊은 전등사를 들러 역사의 심장을 느껴보고 싶었지요.

 

▲서문에서 좌틀하여 전등사로 내려가는 길.

 

내 옷자락이 남을 덮어 누르는 오지랖이 아니라

세월의 의미를 깨치는 오지랖이 되길 소망하는 거죠.

 

▲(전등사 배치도).

전등사 방문의 제1목적은 ‘정족산사고’ 알현.

 

▲전등사는 경내에까지 차들이 들어올 수 있나 봅니다.

 

▲이마를 맞대고 있는 지붕들을 내려다 보는 즐거움은,

산기슭에 둥지를 튼 절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색다른 맛이죠.

 

▲정족산사고지(鼎足山史庫址)로 다가서는 길.

토닥토닥 마음을 따뜻하게 보듬어주는 길입니다.

 

▲아하, 원래의 정족산사고(鼎足山史庫)는 소실되고,

그 터에 새 건물을 복원하여 옛 간판만 걸어둔 거였네요.

 

▲장사각(藏史閣)에 있던 조선왕조실록은

현재 서울대 규장각에 보관중이라고 합니다.

 

해서 새 장사각(藏史閣) 안에선 현대작가展이 열리고.

 

▲(전등사 느티나무). 수령 400년.

숱한 세월을 지켜낸 나무에게 마음로부터 쓰담쓰담.

 

▲지금 전등사에는 사람들이 복작복작.

삼랑성 역사문화축제(10.3~10.11)가 열리고 있습니다.

 

▲(삼랑성 동문). 역사의 향기를 듬뿍 마시고 나니,

마루금으로 복귀하는 발걸음이 한결 가뿐해졌습니다.

 

▲보리고개로를 걷는데 옛생각이 솟구쳐,

구수한 보리밥 내음이 콧노래로 차오릅니다.

 

▲인생의 매순간을 충실히 살려고 산을 오릅니다.

태어나는 순간부터 죽음으로 향한다는 걸 잊고 살기 일쑤지요.

 

▲선답 산행기에는 정문 통과해 우측으로 접근하던데...

‘72시산 공부캠프’의 정문은 굳게 닫혀 있었고,

철문 밑으로 빈틈이 보였지만 CCTV가 돌아가고 있었네요.

 

▲차선책으로 ‘프렌쥬랜드 동물원’으로 접근했는데,

사유지라고 저지 당했다는 산행기를 읽은 기억이 있네요.

 

그래서 동물원 직전 산자락으로 무작정 파고 들었는데....

 

▲예상과는 달리, 길을 찾는데 큰 어려움은 없었네요.

 

▲산은 고통을 견디는 법을 배우는 곳.

산을 오르면 자신의 진정한 모습을 보게 됩니다.

 

▲가능성의 경계, 그것은 생과 사의 경계.

집중하는 상황이라는 점에서 등산과 명상은 통합니다.

듬직한 나무 앞에 서니 생의 가능성 쪽에 추가 기울어지네요.

 

▲산은 현대인들의 건강을 지킬 터전입니다.

건강이라는 씨앗을 키울 수 있는 ‘그릇’입니다.

 

▲길상산 오름길에는 헬기장 쉼터가 여러번 나타납니다.

 

▲산을 오르면서 흘리는 땀방울은

일상의 번잡함에 대한 곱씹음이자 응답인 셈이지요.

 

▲부드러운 곡선을 그리고 있는 길상산 고스락이

희망을 함께 바라보는 보름달처럼 마음을 비추고 있네요.

 

▲라디오 음악소리는 귓등으로 흐르고,

마루금 능선은 발 밑에서 끊김없이 흐르고 있습니다.

 

▲가지런하게 정돈된 잔챙이 나뭇가지들이

지나가는 사람의 마음자락을 가지런히 정돈해 줍니다.

 

▲(길상산 고스락 풍경 1).

고스락에 닿를 때마다 밀려오는 속시원함이 좋네요.

감동이라는 말만으로는 조금 부족한, 먹먹함 같은 것.

 

▲(길상산 고스락 풍경 2).

터지는 공간의 빈 자리에 채워지는 풍경의 충만함이여.

 

▲(길상산 고스락 풍경 3). 음악에서 여백이 그렇듯,

삶의 빈자리도 단순한 ‘비어 있음’과는 다름을 잘 압니다.

무언가 없어 생기는 결핍이 아니라, 가능성에 가깝다는 걸.

 

▲(길상산 고스락 조망 1). 시시각각 변하는 풍경을 놓칠세라,

펼쳐진 갯벌 위로 꽂히는 빛을 감상하며 한참을 바라보았습니다.

 

▲(길상산 고스락 조망 2).

마니산이 검푸른 하늘금을 그으면서 충고를 하네요.

 

알고 떠나면 보이는 게 더 많은 법이야.

이 강화도에 대해 더 많이 공부하고 와야 해.

 

▲이정표의 ‘선두5리’ 방향으로 하산을 시작합니다.

 

▲산행에서 길어 올리는 잡다한 경험들이

일상을 꾸려 나가는데 큰 힘으로 작용합니다.

 

▲새로운 풍경을 대면할 때마다

새로운 세상에 온 것 같아 기분이 새록새록해집니다.

 

요즘은 가끔 모국어의 외국인이 되는 기분이 듭니다.

그저께 지인이 ‘오운완’이라는 말을 쓰길래 의아했는데

글쎄 그게 ‘오늘 운동 완료’란 뜻이라고 코칭하네요.

 

▲(강화씨사이드리조트의 케이블카 시설).

연신 오르락내리락하는 모습이 보기만 해도 힐링되는 듯.

 

▲건강하게 자란 해송군락이 힐링의 바람을 쏘아주네요.

 

▲이 멋진 풍경을 찍는데,

글쎄, 카메라가 살짝 흔들렸네요.

 

▲늦은 밤 환하게 켜진 간판이 귀갓길을 밝히듯이,

능선에 서있는 이정표는 마루금을 밝히는 등불이지요.

 

▲하산길 좌측,

우뚝 솟은 회전전망대가 눈길을 끄네요.

 

▲산행은 무동력 비행기와 같지요.

틀림없이 하산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이왕 하산하는 길, 이 길처럼 맛깔나면 좋겠습니다.

 

▲갈림길이 여러 갈래입니다.

거론되는 이유가 많다는 건 해법도 간단하지 않다는 뜻.

망설이다 직진길을 선택해서 마무리 단계로 접어듭니다.

 

▲어느 지점에서부턴가 잘못되었는데,

방향만 잡고 우틀하여 잡풀을 헤치고 나아갑니다.

 

어긋날지라도 귀 기울이면서 손 내밀어보는 것,

시도가 실패한 후에도 나아가는 삶에 관해 말하는 것이겠죠.

 

▲초지의 우측 가장자리를 놓치고 헛돌이 했네요.

 

▲산줄기의 골인지점인 택지돈대를 정조준합니다.

조준한 화살은 마루금을 놓친 한심한 자신으로 향합니다.

 

▲(아메네 카페). 혼탁하고 삐딱한 세상!

삐딱한 시선으로 보면 되레 정상으로 보일까요?

 

▲택리교회 정류장(43229).

우측 도로를 따라 택지돈대로 향합니다.

 

▲강화산줄기의 마지막 퍼즐을 맞추기 위해,

화살표가 가리키는 녹색세상 속으로 들어갑니다.

 

▲누구 눈치도 보지 않고, 연줄도 체면도 없이,

마루금만 따르며,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는 건 행복이지요.

 

▲돈대(墩臺)는

평지보다 높직하게 두드러진 평평한 땅으로, 일종의 망루.

택지돈대 망루에 올라서, 인생의 망루인 양 미래를 굽어봅니다.

 

▲잡풀 무성한 가운데 돌탑 하나 덩그러니 서 있는 풍경.

오늘 만났던 서너 개 돌탑 형식이 거의 비슷한 것으로 보아

한 분이 뜻을 세워 만든 작품이 아닌가 추측해 봅니다.

 

▲택지돈대 끝 벼랑에 서니,

동검도와의 사이에 물 빠진 갯벌이 펼쳐져 있네요.

오늘 걸어왔던 오이세이아를 돌아보는데,

갑자기 영화 왕사남의 마지막 장면이 떠오릅니다.

 

“차갑지요. 나갑시다. 따듯한 데로.”

 

하늘에 주홍빛이 번지기 시작하는 택지돈대.

그 앞바다에 따스한 기운이 스며들기 시작합니다.

역사의 뒤안길에 마음을 보태며 걸음에 마침표를 찍었네요.

 

▲운 좋게도 바로 도착한 강화 58번 시내버스.

강화터미널까지 혼자 전세 내어 달리는 기분이 삼삼했지요.

 

 

Ⅴ. 산행 기록

 

 

Ⅵ. 에필로그

 

산사랑은 산을 수단으로 소비함이 아니라

무한한 세계에 빠져들게 하는 치트키입니다.

날씨는 간절한 바람이 담긴 기도문과 같아

가을은 땅을 물들이지만 하늘을 맑게 만들죠.

맑음은 맘조차 개운하게 맑아야 맑음이겠죠.

 

산행은 자체가 목적이 아닌 입구에 가깝죠.

지금, 만나고 왔네요. 살아있는 날것의 산을.

여기서 방점을 찍을 것은 바로 ‘지금’입니다.

새로운 시간이 KTX처럼 끝없이 달려오지만,

함께 있는 바로 지금, 더 행복해야 하겠기에...

 

강화의 산들이 행복의 문을 열어주었습니다.

 

 

== 읽어주신 귀한 당신, 꼭 행복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