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루금 산행/기양지맥

기양지맥 1구간 (용문산기도원~청운봉~여남재~백운산~산태백재)

범산1 2024. 11. 19. 23:19

우린 끝봉에서 별의 순간을 맛보았다.

▲여남재 부근에서 바라본 서산 풍경.

 

Ⅰ. ( Prologue )

 

河海不擇細流라, 강은 작은 물도 마다 않지요.

물길은 모태이자 존재의 고향인 發源地를 떠나

합치고 몸집을 키우며 조금씩 바다로 향합니다.

사람이 부모와 고향을 떠나 점차 성숙해 가듯이.

 

물줄기와 산줄기는 맞물려 도는 톱니바퀴지요.

산은 물을 가르고 물은 산을 넘지 못하는 이치,

그 山自分水嶺의 뜻을 새기며 산으로 향합니다.

오늘, 甘川 북쪽 울타리가 원픽으로 꽂혔습니다.

 

감천 물뿌리는 너드렁상탕, 못재, 삼산약수터!

감천이 170리를 달려 강정습지를 일구는 동안,

산줄기는 110리를 달려 산자분수령을 완성하죠.

백두대간 청운봉(734.2m)이 오늘 출발선입니다.

 

Ⅱ. 산행 얼개

 

1. 언제 : 2024년 11월 17일 (일요일).

 

2. 누구랑 : 산파고파 산행클럽 동지 여러분.

 

3. 어디를 : 용문산 기도원~청운봉((734.2m)~말랑고개

          ~463.7봉~~여남재~상리고개~백운산~산태백재.

 

Ⅲ. 산행 지도

 

▲대동여지도에서 찾아보는 기양지맥.

 

지명과 산의 위치가 현재 지형과 조금 상이합니다.

 

※위치가 상이한 곳....

①龍門山 : 지맥 분기점의 북쪽(실제 지형은 남쪽).

②伏牛山 : 지맥의 남쪽(실제 지형은 북쪽).

③黑雲山, 極樂山 : 백두대간(실제 지형은 백두대간이 아님).

 

※지명이 바뀐 곳....

①웅이산 ⇒ 국수봉   웅이산 (확정 고시). 

②왜유령 ⇒ 여남재.  ③속문산 ⇒ 백운산.  ④연악산 ⇒ 기양산.

 

Ⅳ. 산행 흔적 및 느낌표 버무리기

▲용문산 기도원에는 가을이 한창 무르익고 있었습니다.

 

마을길 막판 50여m를 남기고 애마가 낙엽에 미끄러지며 멈추었고.

덕분에, 우리는 가을 한복판을 걸어가는 행복을 덤으로 누렸답니다.

 

▲해발 500m. 능치리 용문산길 막판의 주차장.

낙엽들이 추풍에 휩쓸리며 겨울을 재촉하고 있었습니다.

 

▲눈을 감고 이름을 불러봅니다. 백두대간!

첫 음절에 뜨거운 피가 온몸을 뎁히기 시작하고,

두 번째 음절부터는 단전에 맑은 기운이 고이기 시작합니다.

 

▲감천의 북쪽 산울타리인 岐陽(甘川)지맥 출발점에 대기 위해,

백두대간 용문산~국수봉 능선을 접근로로 삼고 오르고 있습니다.

 

▲아, 백두대간 능선이 하늘과 입맞춤하며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네요.

 

▲드디어 대간 능선에 올라섰습니다.

 

몸과 마음을 국수봉 방향을 향하여 움직입니다.

대간! 어린 짐승처럼 그 이름에 덮이면서 심장이 바쁘게 뜁니다.

 

▲甘川이 낙동강과 한 몸 되는 藍山 합수점까지,

산 마루금은 북쪽 분수령으로 역할하며 끊김없이 뻗어가겠지요.

 

▲岐陽, 甘川, 山마루금!

걸으면서, 빛(陽)과 달콤함(甘)을 쓸어담을 작정입니다.

 

▲우리가 산을 사랑하는 이유는 그저 산이기 때문이지요.

 

▲산길을 걷고 있으면, 저도 모르게 두근거리는 심장 소리가 들립니다.

만약 전생이 있다면, 전생에서 외쳐봤을 소리가 아닐까 곰곰 생각해봅니다.

 

▲(사사봉 풍경 1).

용문산 기도원에서 수련 목적으로 이용하는 기도처인 듯.

30년 전, 대간 종주할 때는 신을 부르는 소리가 참 요란했었는데...

 

▲(사사봉 풍경 2).

바위 모양이 우주와 전파를 교신하는 통신지구국 시설을 닮았습니다.

혹, 외계인이 송신하는 암호를 수신하는 태양계의 비밀이 숨어있을까요.

 

▲감미로운 물, 甘川의 물뿌리인 산줄기를 걸어가니,

제가 모은 꿀에 익사한 벌처럼 황홀해지며 숨이 막히는 듯합니다.

 

▲산길을 걸을 때 포인트는, 간절함을 담아 걸음을 옮기는 것이죠.

걷고있는 이 길이 산과 물의 상호작용을 유도한다는 이치를 생각하면서.

 

▲사사봉을 몇걸음 내려서니, 우측에 멋진 조망이 열립니다.

산행 즐거움의 7할 이상은 조망이 차지하는 게 아닐까 싶네요.

 

▲(사사봉 조망 1).

황악산을 필두로 힘차게 달려가는 대간의 기운이 느껴집니다.

 

▲(사사봉 조망 2).

하늘을 떠받치는 용문산의 모습이 테이블마운틴을 연상케 하고.

 

▲(사사봉 조망 3).

출발점을 돌아보니, 늦가을 단풍이 발을 걸고 넘어옵니다.

 

▲사람이나 나무나 사랑의 몸짓은 비슷한 가 봅니다.

부둥켜안고 한 세월을 견디는 모습이 보기 좋습니다.

 

▲정돈된 묘자리가 또 멋진 조망을 선물합니다.

 

▲(사사봉 중턱 조망 1).

상주의 진산 갑장산괴 기양지맥의 대장봉 기양산이

선의의 경쟁을 하면서 자신의 멋짐을 뽐내고 있습니다.

 

▲(사사봉 중턱 조망 2).

백운산의 품새가 엄청 넓고 푸근합니다.

보기에는 금방 닿을 듯이 가깝게 보이지만, 글쎄요....

 

▲말랑고개 언저리 풍경이 늦가을 정취를 한껏 풍깁니다.

‘가을풍경의 진수는 이런 것이야’ 가르치려 드는 표정이네요.

 

▲끼리끼리 편을 가르는 인간과는 근본이 다른,

자연의 큰 이치를 생각합니다. 大河不讓小流라는...

평지를 걸으면서도 이 길이 분수령임을 인식합니다.

 

▲우측으로 고개를 돌리니, 난함산이 멋진 포즈를 취하고 있네요.

간혹, 난함산(卵含山)을 묘함산(卯含山)으로 오독하는 경우가 있지요.

 

▲(말랑고개 풍경 1).

고갯마루에는 늦가을 단풍과 초겨울 매운 바람이 교차하고 있었고.

 

▲(말랑고개 풍경 2).

말랑고개는 김천시 어모면 옥계리와 상주시 공성면 영오리를 잇는 고개.

 

▲(말랑고개 풍경 3).

상주시 공성면에서는 ‘잘 오셨습니다’라고 마중인사를 하는데,

김천시 어모면에서는 ’안녕히 가십시오’라고 배웅인사를 하네요.

 

▲마루금은 곳곳에 발톱을 숨기고 있습니다.

느슨해지는 안전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곤 하지요.

 

우측의 판판한 산길이 유혹하지만 마루금은 좌틀입니다(헛돌이 주의지점).

 

▲마루금을 과수원이 독차지하고 있습니다.

멍멍이들이 밥값하느라 산자락 공기를 찢고 있었구요.

 

▲마루금 좌측. 掬水峰이었던 표지석이 熊耳山으로 바뀌었다는데...

국토지리정보원 국가지명위원회에서 2012년 熊耳山으로 확정했다고...

 

그 산자락이 채석장의 먼지와 기계음으로 멍들어가고 있습니다.

 

▲마루금 우측. 난함산이 단풍을 배경으로 우뚝 솟아 있습니다.

 

▲과수원 울타리로 인해 요리조리 피해다니기 일쑤입니다.

자연과 생업의 원만한 하모니를 찾는 게 산꾼의 과제입니다.

 

▲산꾼은 산줄기를 걸으면서 생의 찬란한 순간을 통과하고 있고,

산길은 산꾼의 발자국 때를 타면서 비로소 생명력을 얻게 됩니다.

 

▲나무가 생명을 다하면서 만들어준 개선문을 통과합니다.

눈꺼풀을 셔터처럼 덮으면서 이 순간을 기억하리라 다짐합니다.

 

▲(331.6m봉). 동지골산이라고도 하는가 봅니다.

비닐 산패가 찢어진 채 바람에 나부끼고 있었네요.

 

▲시멘트 수로 바닥을 덮은 물이끼로 인해,

식은땀을 흘리는 공포의 내리막길이 되었네요.

 

▲아찔한 구간을 통과하고 나니,

뇌 속에서 폭죽이 터지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여남재 풍경 1).

3번 국도를 건너는 육교가 좌우에 있는데, 우측이 더 가깝습니다.

 

▲(여남재 풍경 2). 마루금을 이어가는 걸음은 행복입니다.

그 행복이 가슴의 포화점을 넘어 산자락에 가득 넘쳐납니다.

 

▲(여남재 풍경 3).

여남재 너머로 보이는 산은 대간의 백학산 줄기겠지요.

 

▲(여남재 풍경 4). 육교를 건너서,

탕아가 집으로 돌아가듯 마루금으로 다시 접근합니다.

 

▲‘국회의원’도 감투라고, 묘비에다 떡하니 새겨놓았네요.

요즘 정치인들 꼬락서니를 보면 웃픈 개그를 보는 듯합니다.

 

▲아, 계절이 제철을 망각했나 봅니다.

11월에 산벚꽃이 만개했으니 이 또한 웃픈 현상입니다.

 

▲멧선생들의 등마사지기로 소용되는,

나무둥치의 희생이 눈에 선하게 떠오릅니다.

희생이 반복되다 보면 자신의 존재성마저 위태로울 텐데.

 

▲마루금 좌측,

공성면과 청리면 들판 한가운데 우뚝 솟은,

서산의 품격이 주변을 압도할 만큼 돋보입니다.

 

▲저 앞의 백운산 자락으로 연결하기 위해서,

마루금은 오른쪽으로 빙 돌아서 우회하는 형국입니다.

 

▲순백의 구절초가 함박웃음을 머금게 합니다.

맥 산행 도중에 만나는 야생화는 행복 충전기입니다.

 

▲적당히 찬 바람이 불어주니 발걸음이 가벼워집니다.

즐거움에 형체가 있다면 산길이 비좁을 지경일 테지요.

 

▲(352.4m봉). 불러줄 이름이 없어도,

산꾼에게 흐뭇함을 선사하는 무명봉의 위대함이여.

 

▲아아, 원래 사람 속마음은 방심할 때 나오는 거죠.

秋色에 반해 마음을 놓았더니 거북이 걸음이 되고 말았습니다.

 

▲모든 꺼풀을 벗어던지고 홀가분한 몸으로,

멋진 춤사위를 선보이는 나무의 자태가 넘 부럽네요.

 

거추장스런 외피의 부재가 외려 삶을 견디는 동력 아닐까요.

 

▲직진하면, 500m 거리에 갈비봉이 명패를 걸고 있습니다.

눈팅으로만 갈비봉을 대접하고, 백운산을 향해 좌틀합니다.

 

▲돌아보니, 갈비봉의 서운해 하는 눈치가 역력합니다.

 

▲(갈비봉 근처 조망 1).

전면에는 백운산 자락이 어서 오라 손짓을 하고.

 

▲(갈비봉 근처 조망 2).

오른쪽에선 금오산과 영암산이 반갑다고 눈웃음을 칩니다.

 

▲(갈비봉 근처 조망 3). 당겨 봅니다.

멋진 하늘금은 피로를 몰아내는 마력을 지녔습니다.

 

▲(상리고개 풍경 1).

라식 수술 다음날의 황홀감이 이럴까요.

광합성작용을 멈춘 나뭇잎의 변신이 단풍을 만든다지요.

 

▲(상리고개 풍경 2).

애틋하고, 가슴 저미는, 산을 향한 산꾼의 마음.

목구멍이 포도청이라 계속 산을 찾지 못하는 아쉬움이 있죠.

 

▲산은 늘 말없이 그 자리에서 기다리고 있고,

산꾼은 기다리다가 기다림 자체를 사랑하게 된 사람들이죠.

 

언제든지 기다리고 있으리라는 믿음이 있기에 또 산을 기다립니다.

 

▲산행은 산꾼의 영혼이 산의 영혼에게 끌려가는 현상이지요.

모든 만남이 그렇듯 시작은 우연이지만 끝내 운명이 되기 십상이죠.

 

▲나무들도 여러 형태로 곡절을 겪는가 봅니다.

 

감당할 수 없을 것 같은 곡절을 감당해내면서

고비를 넘어서는 곳에 생의 남다른 의미가 있겠지요.

 

▲(578.1m봉)

 

▲드디어 백운산이 가시권 안에 들어왔습니다.

오늘, 백운산에 닿는 심리적 거리가 참으로 멀게 느껴지네요.

 

▲산자락의 갖은 모습을 마주치는 순간,

그것은 갈고리처럼 우리의 심장을 옭아매서 포로로 만듭니다.

일상과는 달리, 산에서는 완벽하지 않아도 용서가 되는 법입니다.

 

▲나목 능선에 유독 새빨간 단풍이 눈길을 끄네요.

발굴된 유물에서 정성으로 흙․ 먼지를 털어내듯이,

일상에서 상처받은 마음을 새빨간 색깔로 물들여봅니다.

 

▲거북의 등딱지를 두른 바위가 인상적입니다.

이런저런 눈요기를 하면서 마음의 풍요를 누립니다.

 

▲(백운산 고스락 풍경).

대동여지도에는 俗門山으로 표기되어 있습니다.

발품의 숫자와 풍광의 멋짐은 비례하지 않는 걸까요.

 

평범하기 그지없는 백운산의 모습에서 오히려 겸손을 배웁니다.

 

▲낙엽이 쌓인 산길은 눈 쌓인 산길보다 더 힘이 듭니다.

특히 내리막길에선 아이젠이 유용한 도구가 되곤 합니다.

 

▲여러 갈래로 뻗어나간 나무의 모습에서 다복함이 느껴집니다.

 

▲미모산(478m)은 무등리(머무골)와 원리의 뒷산으로,

‘쓸모없이 머물러 있는 산’이라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 하네요.

 

▲형제봉은 기양지맥의 끄트머리이고,

그 뒤로 낙동강 건너 팔공지맥이 좌우에서 엄호하고 있습니다.

 

▲오래 부대끼다 보면, 미운정 고운정 다 들게 마련이지요.

 

▲(531.1m봉). 김천시, 상주시, 구미시의 3개시 경계봉.

이 봉우리에서 동남쪽으로 뻗어내린 산줄기가 소위 미모단맥.

 

▲앞쪽에 봉긋한 봉우리 하나가 기다리고 있네요.

오늘 구간의 최고 조망을 선물해 준 463.7m봉입니다.

 

▲사랑은 대상을 향한 눈 멂 현상이지요.

따라서, 산행은 산을 좋아하는 눈 멂 현상이고.

산행기는 그 눈 멂의 암호를 해독하기 위한 몸부림이구요.

 

▲(463.7m봉 풍경 1). 갑자기 눈이 밝아졌습니다.

갑자기 쌓였던 피로가 싹 가시고 마음이 환해졌습니다.

 

▲(463.7m봉 풍경 2).

이런 멋진 풍광을 마주하기 위해 하루종일 걸었나 봅니다.

산이 제공하는 풍광에 푹 빠져 있는 모습이 넘 아름답네요.

 

▲(463.7m봉 풍경 3).

산사랑은 우리를 여기까지 도달하게 한 동력입니다.

 

▲(463.7m봉 조망 1).

다가서며 바라보던 백운산과 돌아보는 백운산의 맛이 완전 다르죠.

사람으로 치면 겉과 속이 완전히 다른 표리부동의 인격체라고 할까.

 

▲(463.7m봉 조망 2).

백화산, 팔음산까지 시야를 넓히니, 세상에 부러울 게 없습니다.

 

▲(463.7m봉 조망 3).

산과의 유대는 세상이란 바다를 항해하는 힘이 됩니다.

속리산까지 품으면서 오늘은 원없이 조망의 열락에 빠집니다.

 

▲(463.7m봉 조망 4).

산에 대한 기억은 시간을 초월하며 익혀온 보물이지요.

 

▲(463.7m봉 조망 5).

벌써부터 기양산에 대한 기대감이 뭉클뭉클 피어오릅니다.

 

▲(463.7m봉 조망 6).

원통산은, 한 발 떨어져 기양지맥을 바라보는 산입니다.

 

▲(463.7m봉 조망 7).

팔공지맥의 냉산과 청화산이 기양지맥과 겹쳐 보입니다.

 

▲(463.7m봉 조망 8).

미모산은 ‘아름다운 얼굴’을 뜻하는 그 美貌가 아니랍니다.

 

▲(463.7m봉 조망 9).

명품 조망의 휘날레는 금오산이 장식합니다.

 

▲조망의 늪에 빠져있던 영혼을 수습하여,

날머리에 대한 호기심의 봉화에 불을 지핍니다.

 

▲쭉쭉빵빵 나무들 시원한 모습으로 속을 씻어냅니다.

 

▲길 위의 행보는 산으로 구부러지기 일쑤지요.

특히 산길걷기야말로 자연을 이해하기 위한 최적의 방법입니다.

 

▲(356.9m봉). 오늘의 마지막 봉우리.

산행은 기호 문제를 사랑 문제로 바꾸어 삶을 업그레이드하는 과정.

 

▲산속 미물들 사이에 섞여,

한 점으로 멀어질 때까지 산행을 했으면 좋겠습니다.

 

▲문득 내려온 길을 돌아보고 있으니,

하루의 행복했던 기억들이 물밀듯이 밀고 들어옵니다.

 

▲소규모공원이 조성되어 있는 산태백재.

 

▲자화상을 그려봅니다.

산을 훑으며, 맥을 짚는, 산사랑에 눈 먼 사람.

 

▲다음에 오를 기양산 줄기를 바라보며 생각합니다.

조금씩 편견을 깨뜨리고 상상력의 잠금장치를 해제하고 싶다고.

 

Ⅴ. 산행 기록

 

Ⅵ. ( Epilogue )

 

산행은 자신만의 소우주를 만드는 작업이고

산행기는 산에 대한 기록이자 나에 대한 기록!

직접 찍은 사진에는 내가 본 ‘진실’이 숨어있고,

우려낸 글귀는, 품안 생각을 샘물처럼 퍼낸 것!

인양된 조각상에서 조심스레 따개비를 긁어내듯,

가슴속 나만의 사랑언어를 오지게 다듬고 싶네요.

 

산사랑을 위해 나만의 오픈사전을 마련합니다.

 

절망 : 매일 산에 갈 수 없어서 답답한 내 마음.

영혼 : 늘 산을 만나는, '투명 혼백'의 다른 표현.

마루금 : 죽기 전에 유일무이하게 긋고 싶은 선.

산사진 : 사랑의 온도를 1도 정도 올려주는 것.

상사병 : 산을 만나고 지속되고 있는 나의 상태.

 

 

= 글을 읽어주신 귀한 당신, 늘 행복하시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