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km급 산줄기 산행/화원지맥

♠화원지맥 3구간 (흰재~형제봉~국사봉~명당봉~민산~황산면사무소)

범산1 2026. 4. 14. 23:51

야생의 정글은 팥꽃나무 축제장이었다.

▲국사봉으로 향하면서 돌아본 형제봉의 모습.

 

Ⅰ. (Prologue)

 

별자리 이야기로 산행기를 시작하려 합니다.

뚱딴지같이 웬 별자리 이야기를 하냐구요?

산행 지도가 카시오페이아 자리(W)를 닮아서...

 

북극성은 밤하늘의 네비게이션 역할을 하지요.

이 북극성을 찾는 방법은 대개 두 가지 정도.

그건 큰곰자리(북두칠성)와 카시오페이아자리!

 

(방법1)큰곰 국자머리의 두 별 잇고 5배 연장,

(방법2)W 바깥 두 변과 감마별 잇고 5배 연장.

두 별자리는 북극성의 좌우에서 마주보고 있죠.

 

오늘, 마루금은 18번국도를 4번이나 넘나들죠.

W형태 경로가 Cassiopeia좌를 빼박았습니다.

맥산행의 궁극은, 북극성(백두산)으로 향하지요.

 

Ⅱ. 산행 얼개

 

◆ 언제 : 2026년 4월 12일 (일요일).

 

◆ 누구랑 : 산파고파 산행클럽 여러분.

 

◆ 어디를 : 〔화원지맥 셋째 마디〕

   (흰재~성산~형제봉~국사봉~18번국도~명당봉 ~

    송호육교~수장산~민산~벼개고개~황산면사무소)

 

Ⅲ. 산행 지도 & 산행 트랙(GPS파일)

 

Track_2026-04-12_흰재~황산면사무소(범산).gpx
0.17MB

 

 

 

Ⅳ. 산행 흔적 & 느낌표 버무리기

▲지난 구간과 달리, 들머리 흰재는

뿜뿜대는 녹색 봄향기로 가득 물들어 있습니다.

 

▲흰재는 마산면과 황산면의 경계.

오늘은 그 경계선을 따라 설렘의 첫걸음을 떼어놓습니다.

 

▲산속으로 조금씩 들어가면서

사람과 사람, 사람과 산 사이의 공감을 불러냅니다.

 

공감은 상대의 마음을 있는 그대로 알아주는 것이죠,

그 공감의 온도만으로도 이미 관계는 열린 셈이겠지요.

 

▲흰재육교를 통해 18번국도를 건너갑니다.

오늘 산행구간을 전체적으로 조감해 보면

이 18번국도를 무려 4번이나 넘나들게 됩니다.

트랙의 모습이 별자리 카시오페이아좌의 W를 닮았네요.

 

 

▲뻥 뚫려서 포토존 역할을 하는

흰재육교 안전망을 통해 해남쪽 18번 국도를 바라봅니다.

 

북극성은 밤하늘의 네비게이션 역할을 하지요.

그래서 북극성의 순우리말 명칭이 ‘길잡이별’이라 한다지요.

 

▲우측 황산면 방향의 18번국도 변에는 봄꽃이 한창입니다.

 

W형태의 카시오페이아좌의

바깥 두 변을 연결해 만나는 지점과 중앙 감마별을 연결한 후

그 선을 5배 연장하면 그 지점이 북극성의 자리가 됩니다.

 

우리 강산의 이정표인 산경표에서

궁극적인 출발점과 종착점은 북극성과 같은 백두산이죠.

 

▲산꾼의 주요 삶 궤적은 궁극적으로 산으로 수렴하게 되고,

그 발걸음은 상징적으로 결국 백두산을 향하고 있는 셈이지요.

 

▲마루금 밭뙈기에는 고추 모종작업이 한창입니다.

밭 가장자리를 걸으면서 건네는 인사가 싱그럽게 다가옵니다.

 

▲(돌아보기).

지난 구간 만났던 역마산과 83.2봉이 손을 흔들어 주네요.

 

▲왈츠처럼 명랑하고 화려해 보이는 삶에도

마이너 노트의 선율이 느릿하게 깃들 때가 있지요.

 

잔잔하던 마루금에도 야생이 깃들 때가 있지요.

이제 그 정글 같은 야생의 출입구로 들어섭니다.

 

▲산자락에서 땀방울로 샤워를 하다 보면,

산은 사람을 안아주는 거대한 프리허그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성산 전위봉).

 

▲약 200m 정도 떨어진 성산 고스락을 바라봅니다.

 

▲걸어가야 할 145.7m봉에게 일단 눈팅인사를 건넵니다.

그 뒤편 어깨 너머로 형제봉이 어서 오라 재촉하고 있네요.

 

▲팥꽃나무와 눈을 맞춥니다. 이때까지는 몰랐는데...

팥꽃나무들이 지천으로 자생하며 축제를 벌이고 있었습니다.

 

▲(헛돌이 주의지점). 급좌틀해야 합니다.

 

▲흔적도 없는 산길을 내려서며 용을 쓰다가

문득 고개를 들었는데, 저 멀리 형제봉이 웃고 있었네요.

 

▲흔적을 찾아 이리저리 헤집고 다니기를 10여 분.

드디어 짠! 하고 개활지가 메시아처럼 눈앞에 나타났네요.

 

▲‘힘들이지 않고 얻는 것은 다 사라지더라.’

개활지 뒤로 펼쳐진 아름다운 하늘금이 알려주네요.

 

▲계절은 색깔로서 봄을 알려주지요.

움트는 초록의 계절에 마루금을 찬찬히 훑고 갑니다.

 

빠르게 움직이느냐, 머물러 바라보느냐는 취향의 문제겠구요.

 

▲‘수학의 정석’ 산행기 버전을 쓴다는 심정으로,

‘마루금의 정석’을 한 장 한 장 넘기며 걸어갑니다.

 

▲산행에도 답이 있으니 정석대로 하라는 게 아니라,

기본을 다지고 실행하는 산행기를 쓰고 싶다는 바램입니다.

 

▲버려진 폐가전제품 위로 세월이 쌓이고 있네요.

 

▲버려진 건 가전제품뿐만이 아니었군요.

가옥도 사람들에게 버려진 채 외로움에 떨고 있습니다.

 

▲한 때는, 운취있는 돌담에 둘러싸인 채,

사람의 따뜻한 온기가 넘치던 곳이었을 텐데....

 

▲아직 서까래는 생생 쓸 만하게 보이는데...

산과 삶의 교집합을 찾아서 한 걸음씩 나아갑니다.

 

▲자연의 상처에 귀 기울이다 보면,

나의 아픔도 발견하고 위로를 받는 것 같습니다.

 

▲형제봉이 따뜻한 눈길을 보내주네요.

위로는 서로의 마음이 닿은 자리에서 자연스레 오는 것이죠.

 

▲정글 같은 막막한 마루금과 둘레길 같은 평온한 마루금이

번갈아 나타나니까 걷는 이는 시너지가 절로 올라오는 것 같네요.

 

▲다시 야생의 산자락으로 붙었지요.

비스듬했던 아침 해가 어느새 머리 위에 떠있는 시각입니다.

 

▲산 중턱에 구들장으로 쓰면 딱 좋을 돌들이 널려 있습니다.

 

▲오름길에 숨 한번 돌렸더니 조망이 펼쳐집니다.

금강산과 남각산이 멋진 콜라보레이션을 연출하고 있습니다.

 

▲의젓한 남각산은 마음속 찜1번.

 

▲탄금봉과 달바위산은 1열 직관의 기회를 주었고,

그 뒤의 두륜산의 멋진 하늘금은 덤으로 주어진 선물입니다.

 

▲형제봉 중 아우봉입니다.

 

▲(아우봉에서 바라본 형봉의 모습).

우애의 상징으로 산벚꽃이 화려하게 피었습니다.

 

▲(형제봉 고스락 풍경).

마루금에서 약150m 정도 벗어나 있습니다.

 

▲(형제봉 고스락 조망 1).

형제봉은 두륜산을 조망하기에 최적의 장소가 아닐까요.

 

▲(형제봉 고스락 조망 2).

바라보는 각도가 달라지니 달마산이 색다르게 보입니다.

 

▲(형제봉 고스락 조망 3).

지맥스러움으로 따지면 진도지맥이 한 수 위라 하던데...

 

▲팥꽃나무가 자주 눈에 띕니다. 그 꽃말처럼,

우리 산사랑도 ‘영원한 사랑’ ‘달콤한 사랑’이면 좋겠네요.

 

▲형제봉 내림길은 송전탑 길이어서 걸을 만했고.

 

▲바람처럼 가볍게, 물처럼 자연스럽게,

분수령인 마루금을 따라 흘러가는 걸음입니다.

 

녹색 풀 물결 위로 펼쳐진 국사봉 능선 앞에 서니,

알전구에 불이 들어오듯 머릿속이 갑자기 환해졌습니다.

 

▲(돌아보기).

녹색 봄빛이 온몸에 문신처럼 새겨질 것 같은 느낌.

 

▲(130.3m봉).

 

▲130.3m봉에 쌈박한 조망처가 있었네요.

 

▲(130.3m봉 조망 1).

성산과 145.7봉이 의좋은 형제처럼 다정해 보입니다.

 

▲(130.3m봉 조망 2).

형제봉의 형봉과 아우봉은 일란성 쌍둥이일까요.

 

▲(130.3m봉 조망 3).

인생도 함께 누리면 좋듯, 산들도 마찬가지 아닐까요.

하늘금으로 이어진 두륜산과 대둔산은 환상의 짝꿍이네요.

 

▲(자종재).

 

▲산벚꽃과 진달래꽃이

흰색과 분홍색의 대표로 회담을 하고 있습니다.

 

미국과 이란도 이 꽃들을 조금이라도 닮아야 할 텐데.

 

▲보랏빛 요정인 각시붓꽃이 ‘기쁜 소식’을 전해주네요.

 

▲(92.4m봉).

 

▲진달래가 흐드러지게 피었습니다.

피어서는, 가슴속을 후벼파며 아프게 합니다.

 

▲솔 한 그루, 공간을 아름답게 디자인하고 있네요.

 

▲무서운 건 매너리즘(mannerism).

타성에 젖어 생각없이 산을 오르는 건 경계해야겠죠.

계속 산사랑을 깨우면서 땀방울로 심신을 적셔야겠습니다.

 

▲국사봉 직전에 송전탑(No.23)이 자리를 잡고 있고.

 

▲(국사봉 고스락 풍경 1). 간절함을 대변하면서,

옹종한 돌탑들이 합심하여 국사봉을 지키고 있습니다.

 

▲(국사봉 고스락 풍경 2). 시원한 조망을 열어주는,

고스락의 무심한 침묵만으로도 충분한 보상이 되지요.

 

▲(국사봉 고스락 풍경 3). 산에서는,

과한 칭찬보다 침묵이라는 담백한 신호가 더 반가운 법이지요.

 

▲(국사봉 고스락 조망 1).

점찰산이 길라잡고 있는 진도지맥의 큰 아우라가 느껴집니다.

 

▲(국사봉 고스락 조망 2).

조금만 날씨가 쾌정했다면.... 아쉬움이 물결칩니다.

 

▲(국사봉 고스락 조망 3).

금호호 너머 일성산이 잡아야 할 희망의 끈으로 보입니다.

 

▲(국사봉 고스락 조망 4).

걸어가야 할 마루금을 그려보면, 가슴에 희망꽃이 피어납니다.

 

▲(국사봉 고스락 조망 5).

저 멀리, 흑석지맥이 목포 앞바다를 향해 힘차게 흐르고 있습니다.

 

▲(국사봉 고스락 조망 6).

책 속에 길 있다는 말도 맞는 말이지만,

길이 길바닥(산자락)에 나 있다는 말이 더 정답이지요.

 

▲조망의 꿈에 절어있다가 품절된 꿈을 안고 또 출발합니다.

국사봉 내려가는 가풀막이 살인적일 정도로 오금이 저려 옵니다.

 

▲145m봉은 사면길로 패스했더니 임도가 나타납니다.

 

▲그런 사람이고 싶습니다.

화려한 꽃보다 길가에 핀 풀을 오래 바라보는.

 

▲오늘 산행은 18번국도가 기준 잣대입니다.

이 지점은 4번을 넘나드는 중 2번째 만나는 18번국도입니다.

 

▲살면서,

스스로 주인공이라고 느끼는 순간은 흔치 않지요.

 

산행하는 동안은

하루 동안, 한 구간 내내, 한 산줄기 내내 주인공이 되지요.

 

▲세월이 쌓여 나이테가 늘면 많은 경험이 쌓이지요.

그 경험 중 산에서 땀으로 몸에 새겨진 기억은 참 귀합니다.

 

▲오랜만에 평지길을 걸으니 별세계로 들어가는 기분입니다.

 

▲(돌아보기). 우측의 국사봉이 오늘의 최고봉입니다.

 

▲매일 똑같은 날이 반복되면 시간이 빨리 간다고 느끼고(시간의 중첩),

많은 걸 많이 경험하는 사람은 3주가 일주일로 느끼게 되지요(시간의 팽창).

 

시간의 팽창을 가속하는 방법으로 마루금 산행을 떠올리면 어떨까요?

 

▲산행하는 동안은

순간순간 심장이 뛰는, 환상적인 시간입니다.

 

▲조금 멀리서 바라보면 그저 풀만 가득한 초원으로 보입니다.

 

▲좀 더 가까이 들여다보니, 개불알풀꽃이 파티를 벌이고 있습니다.

 

▲따뜻하고 섬세한 손길이 길섶 곳곳에서 느껴집니다.

2주 앞서 지나가면서 길을 뚫느라 고생하신

이슬하 님 부자의 수고로움이 고마움으로 다가옵니다.

 

자식 사랑, 마루금 사랑, 후답자에 대한 배려심....

그 따뜻하고 사려 깊은 마음이 산길 곳곳에 배어있네요.

덕분에, 걷는 내내 큰 힘이 되어 걸음을 한결 가볍게 해주었습니다.

 

▲(101.9m봉).

 

▲마음속 불꽃을 꺼트리지 않으면서,

순간순간을 충일하게 산자락에 빠진 채 오릅니다.

 

▲심심할 때가 되면, 

딱 맞춰서 나타나는 팥꽃나무이네요.

산자락을 환하게 밝히는 오늘의 귀인입니다.

 

▲냉장고, 가옥, 콘테이너, 심지어 연못까지.

오늘 구간에는 버려진 존재들이 왜 이리 많은지...

 

▲고갯마루는 어느덧 봄이 와 있음을 알려줍니다.

명당치는 명당봉을 오르기 위한 전초기지인가 봅니다.

 

▲(명당봉 고스락 풍경).

봄기운은 얼굴에서 겨울을 몰아내고 웃음기를 선물하지요.

 

▲초원 같은 마루금을 걸으면서 떠오르는 생각 한 토막!

 

어쩜 삶을 완성하는 건 책이 아니라 세월일 수 있겠다....

 

▲무슨 일을 하고 있는 걸까요? 목이버섯을 수확 중입니다.

꼬들꼬들한 식감이 일품이어서 잡채에 요긴하게 쓰이죠.

 

나무에서 자라는 버섯이란 뜻의 목이(木茸)가 아니라,

'나무에 달린 귀(木耳)' 같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네요.

 

▲저 앞의 71m봉 패스, 지름길 축지법을 활용했지요.

 

하고 싶은 일엔 방법이, 하기 싫은 일엔 핑계가 보인다는데...

여론에 휩쓸리고 순간의 안일을 도모한 점, 반성합니다.

 

▲부드러운 감촉의 잔잔한 풀밭 마루금이

여론에 휩쓸리는 걸 방지하는 효과적인 보약이었네요.

 

▲다만 풀밭 아래에는 지뢰(?)가 숨어있었네요.

지독한 냄새가 내장된, 질퍽한 가축 배설물이 함정.

 

▲맥산행의 미덕은 버리는 연습을 하게 된다는 점이죠.

일상에서 쌓였던 잡념을 하나씩 털어내는 과정이기도 하죠.

해서, 미덕의 무게중심은 잘 버리는 사람이 되자는 것이지요.

 

▲왼쪽 작은 동산 정도 패스하는 건 봐줄 만하죠.

 

▲우측 시설물은 미곡처리장.

 

▲진부한 이야기지만, 공자님의 말씀을 새기며 걸어갑니다.

즐기면서 산행을 하면, 소진되어가던 힘을 붙잡을 여력이 생기겠지요.

 

아는 것은 좋아하는 것만 못하고, 좋아하는 건 즐기는 것만 못하다.

(논어, 子曰 知之者 不如好之者 好之者 不如樂之者)

 

▲이렇게 편하게 걸어도 되는 것인가?

낯설거나 자연스럽거나. 마루금의 정석을 걷는 게 목표입니다.

 

▲(송호육교). 오늘 세 번째 18번국도를 건너갑니다.

 

▲육교 건너서 밟아나갈 마루금을 미리 조감해 보았습니다.

 

▲저 앞 봉우리(68m)를 밟기 위해,

마루금은 다시 18번국도를 건너와야 합니다.

 

▲길섶에 핀 동백꽃, 마음에 환히 밝혀주는 등불이었습니다.

 

▲평지길 구간을 자주 걷게 되면,

산을 만만하게 보고 큰소리치는 방구석여포가 되기 십상이죠.

 

▲여기서부터 18번국도를 다시 만날 때까지

GPS트랙만 따라가는 깜깜이 정글산행이 되었습니다.

 

▲(수장산 고스락 풍경).

 

▲빽빽한 정글을 헤치면서 나아간 몇십 분의 시간이

전생처럼 아득하게 느껴질 정도로 끔찍하게 여겨졌지요.

 

▲잠시 반짝, 수장산과 민산 사이 안부에 공간이 열렸지요.

청보리밭 군데군데 피어난 노란 유채꽃이 묘한 감흥을 불러왔네요.

 

▲앞이 보이지 않아 앱에만 의존하는 산행은 고역이었지요.

 

불확실성이 어쩔 수 없는 현실의 일부라는 걸 받아들이면,

좀 더 겸손해지고 더 나은 판단을 내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어찌어찌하다 보니, 민산까지 오게 되었네요.

무탈하게 헤쳐나온 자신에게 박수를 보내는 심정입니다.

 

▲오른쪽 아래,

송호제가 해질 녘의 하늘을 담고 있습니다.

 

▲18번국도 건너편,

68m봉을 향하여 솟구친 철계단의 기상이 대단하네요.

 

▲마루금(빨간선)을 유보하고 지름길(파란선)을 간택.

마루금의 정석이 아닌 마루금해법이랄까?

어떤 변명거리도 구구절절 궁색하기 이를 데 없습니다.

 

▲난간을 헤집고 관두교 옆으로 내려섭니다.

 

▲(돌아보기).

 

▲(벼개고개).

마루금을 따라 흐르지 않고 질러온 걸음이 좀 남사스럽네요.

 

▲마루금은 단순히 오르기 위한 지형이 아니죠.

산을 머리로 이해하지 않고 가슴으로 공감하려고 애씁니다.

 

▲산은 일상을 버티어가는 원동력입니다.

산 덕분에 일상이 더 풍요로워지는 것 같습니다.

 

▲발걸음이 18번국도를 4번이나 오가는 동안

가슴이 두근거렸고, 생각은 날개를 달고 앞질러갔지요.

 

▲명량로를 가로질러 마루금을 이어갑니다.

산자락 위로 내리치던 눈초리 플래시를 도로에 투하합니다.

 

▲관두마을로 들어섭니다.

해결된 것으로 생각되던 마루금이 생소한 얼굴을 들이미네요.

 

▲관두마을을 나섭니다.

마루금이 생소하던 동네골목에서 더 생소한 포장도로로 바뀌었네요.

 

▲낯설고 생소한 도로마루금일지라도

하지 않으면 죽을 것처럼, 진심을 실어 걸어갑니다.

 

▲우리는 이제 집으로 돌아가는데,

늑구는 아직 돌아오지 않았다고 하네요. 늑구야, 집에 가자.

 

Ⅴ. 산행 기록

 

Ⅵ. 에필로그

 

꽃들 아우성, 새들의 오케스트라, 달큰한 햇살.

봄기운에 까무룩 홀려 화원반도에 불시착했지요.

 

아침을 깨우는 봄의 정령들 아우성에 놀란 채,

봄의 리듬을 따라 걸음걸음에 설렘을 얹었네요.

 

소설 속 화자와 소설 밖 독자를 일치시키려고

소설은 ‘나’라는 1인칭 시점의 마법을 이용하죠.

 

1인칭 시점은 ‘주인공 되기’의 은유적 욕망!

‘주인공 되기’는 맥산행을 통해서도 가능합니다.

 

웃음이 햇살처럼 퍼지는 마루금 능선에 서면

심장 뛰는 산행의 주인공은 바로 당신이 됩니다.

 

 

== 읽어주신 귀한 당신, 항상 더 행복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