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통골의 화룡점정은 흑룡굴(수통굴)이었다. ▣

▲흑룡굴(수통굴) 모습.
Ⅰ. 프롤로그
갑갑한 일상 패턴에 살짝 변화를 주고 싶어
휑하니, 수통골 한 바퀴 돌아보자 마음먹었지요.
땀과 생각을 버무리면 뻥 뚫리지 않을까 해서.
일상이 다람쥐 쳇바퀴 돌듯 따분하게 흘러도
그 쳇바퀴보다 더 큰 삶의 쳇바퀴를 생각합니다.
땀을 윤활유 삼으면 바퀴가 더 스윗하게 돌겠죠.
몸의 변화가 생각의 변화를 길라잡는 선순환!
그 수련터로 수통골 환종주코스가 낙점되었죠.
360도 원점에서 더 큰 자화상을 그려 보렵니다.
Ⅱ. 산행 얼개
1. 언제 : 2026년 5월 5일 (화요일).
2. 누구랑 : 범산 홀로 홀가분하게.
3. 어디를 : 수통골 한 바퀴
(주차장~빈계산~금수봉~벡운신~도덕봉~수통굴~주차장)
Ⅲ. 산행 지도

Ⅳ. 산행 흔적 & 느낌표 버무리기

▲수통골에 닿는 대중교통수단(시내버스)은
11번(용계2통~수통골),
102번(탄방역~수통골),
104번(대전역동광장~수통골).
범산이 104번 버스에 오른 건
정오가 다 되어가는 늦으막한 시간이었지요.

▲수통골에 탯줄을 대고있는 화산천에는
아직 지난 계절의 흔적이 흩날리고 있었습니다.

▲구름 한 점 없는 해맑은 오월, 그것도 어린이날.
나들이 나온 시민들로 인해 넒은 주차장에 빈 자리는 Zero.

▲‘국립공원’이라는 고치를 뚫고 나와야
진정한 야생의 수통골지구가 재탄생할 텐데.
오늘, 빈계산~금수봉~백운봉~도덕봉~흑룡굴.
그 환상의 환종주를 그리면서 첫발을 내딛습니다.

▲저 탄탄한 산길에는 과거 나의 발자국도 찍혀 있겠지요.
산자락의 산길 여백에 스민 시간과 기억은
일상에 찌든 사람에게 삶을 붙들 수 있는 힘이 돼 주지요.

▲이전에는 보이지 않던 돌계단이 길을 덮고 있네요.
산길 보호차원인지 산길 파괴차원인지 참 아리송합니다.

▲버스종점 근처와 연결된 또 다른 산길 합류 지점.

▲(현재위치).

▲늘 그리움보다는 죄송함이 밀려오는 분이 있지요.
어머니는 미처 해드리지 못한 일이 남아 있는 분이지요.
그렇게 늘,
그립지만 미안함이 밀려오는 어머니 같은 대상이 산입니다.

▲반갑다, 빈계산!
짧은 인사는 ‘나는 너를 기억하고 있다’는 신호랍니다.

▲오월의 찬란한 햇살이 길섶 그루터기에도 내려앉고 있습니다.

▲나무들은 자신들 실핏줄까지 드러내 보이며,
만물과 소통하려고 친근감을 표시하고 있는 듯하네요.

▲수통골 환종주 코스에는 명품산길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산길에 푹 빠져 오르다 보면 무심결에 튀어나오는 말이 있지요.
사랑해!
대상을 특정하지 않고 무심코 뱉는 한마디가 머릿속을 맑게 해줍니다.

▲평소 일상을 지탱하느라 까맣게 잊고 지내다가
산에 들어 땀을 흘리다 보면 살아있음의 고마움이 새삼 샘솟지요.
낮엔 태양빛에 가려 안 보이던 별들이 밤이 되면 선명해지는 것처럼.

▲지하철 안에서의 쩍벌남은 꼴불견이지요.
그러나 산길의 쩍벌목은 흐뭇한 웃음을 선물합니다.

▲멋진 조망터가 빈계산 오름길을 환히 밝혀주고 있습니다.

▲(빈계산 오름길 조망 1).
수통골 환종주코스의 최고봉은 백운봉이죠.

▲(빈계산 오름길 조망 2).
일반적으로 수통골 환종주코스의 주봉으로 도덕봉을 꼽지요.

▲산흐름이 정상을 향해서 올라가는 모습을
눈이라는 카메라를 들이대고 롱테이크로 바라봅니다.

▲(빈계산 고스락 풍경 1).
전망은 막혀 있지만 시원한 바람이 가슴을 훑어주고 있었지요.

▲(빈계산 고스락 풍경 2).
명색이 ‘산’인데 표지석 하나 없어서 아쉬움이 밀려오네요.

▲(빈계산 고스락 3).
서두름 없이 원 없이 오월의 풍경을 만끽합니다.

▲내리막길을 걸으면서 생각합니다.
삶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산은 답을 찾는 모티브가 되지요.

▲(빈계산삼거리 풍경).

▲(현재위치).

▲금수봉 오름길은 꽤 빡센 가풀막입니다.
일상과 산을 오가는 과정은,
어쩌면 책임과 회피를 오가는 중첩적 길이기도 하지요.

▲들숨과 날숨이 열심히 펌프질을 하고,
땀방울이 송송 이마에 맺히기 시작할 즈음이면,
왠지 모를 전율이 몰려와 산과 하나가 된 느낌이 됩니다.

▲(금수봉 오름길 전망대 풍경).
여기에서만큼은 일단 자신을 좀 다독이기로 합니다.

▲(금수봉 오름길 조망 1).
도덕봉 왈, “수통골의 진산은 바로 나야 나.”

▲(금수봉 오름길 조망 2).
갑하산~금병산으로 이어지는 관암지맥의 흐름이 읽혀집니다.

▲(금수봉 오름길 조망 3).
빈계산 뒤에서 계족산이 대전시내를 보쌈하고 있는 형국이네요.

▲(금수봉 오름길 조망 4).
서대산도 한마디 합니다.
“대충지역에서 터줏대감은 바로 나야 나.”

▲(금수봉 오름길 조망 5).
대둔산도 멀찌감치 떨어져서 응원을 보내주고 있네요.

▲늘 그랬듯,
천천히 걸으면서, 뜨는 시간을 여유로 챙깁니다.

▲금수봉 직전의 트라이앵글?

▲(금수봉 고스락 풍경 1).
고스락은 금수정이 자리하고 있었지만 조망은 별로.

▲(금수봉 고스락 풍경 2).
금수봉에는 시간이 느리게 흐르고 있었습니다.
한 쌍의 원앙새가 추억을 쌓느라 여념이 없었지요.

▲자연의 풍경 위에 사람의 이야기가 쌓이고,
그 이야기가 길로 이어지는 흐름이 산행의 맥락이지요.

▲좋은 계절을 그냥 보낼 수는 없잖아.
좀 더 우리 곁에 머물러 달라고 매달려 본다오.
내림길에서 피어난 상념에 감상을 덧대어 보았네요.

▲(금수봉삼거리 풍경).

▲(현재위치). 수통골환종주를 걸을 만한 시간이 없을 때,
반토막이라도 종주맛을 느끼고 싶을 때 종종 애용되는 코스지요.

▲가끔 평범함 속에 크레이지한 감동이 있지요.
가볍게 찍은 영화가 의외의 명작이 되듯,
예기치 않은 호젓한 산길을 만나 힐링이 일어납니다.

▲(자티고개).
쌀개봉에서 비롯된 관암(용수)지맥과 합류하는 지점이죠.

▲백운산(비제도권)을 만나러 가다가 만난 풍경입니다.

▲(백운산 고스락 풍경 1).
역시 비제도권은 때가 묻지 않아 신선도가 살아있습니다.

▲(백운산 고스락 풍경 2).
백운산 고스락에 세동마을안내도가 서 있습니다.
안내도 속에 ‘살목재’라는 지명이 나오네요.
설마 요즘 한참 뜨고있는 공포영화 ‘살목지’는 아니겠죠?

▲자티고개로 되돌아와서, 도덕봉을 향해 걸어가는 중.

▲자티고개에서 시작된 명품 산길 300여m의 퍼레이드는
수통골환종주의 백미라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환타스틱합니다.

▲안전산행이 산행의 최고미덕이지요.
해서 산속에 들면 현재만 보는 마인드가 필요합니다.
삶이라는 여행을 끝까지 잘하려면 현재가 굳건해야 합니다.

▲혼자 걸어가기 너무 아까운 길입니다.

▲저 덩치가 되도록 아픈 세월을 어떻게 견디었을까.
둥치를 끌어안고 같이 아파하며 한참을 보듬어 주었네요.

▲미래를 걱정하느라 놓치고 싶지 않은 현재.
오늘에 충실하는 방편으로 이 명품 산길을 걸어갑니다.

▲오월의 명품 산길은
새희망을 노래하며 일상 속으로 다시 뛰어들게 만들겠지요.

▲명품산길의 긴 터널을 빠져나오자 도덕봉 자락이었습니다.

▲수통골은 곳곳에 시원한 조망처를 마련해 놓았네요.
힐링은 따뜻한 착시가 아니라 시원한 적시에서 비롯되지요.

▲언제부터인가 우측 하산길에 금줄이 생겼지요.
산행하다가 급한 일이 생기거나 육신이 지쳤을 때,
요긴하게 이용하던 중간탈출구였었는데 말입니다.
국공 나으리들의 속 깊은 다른 뜻이 있겠지요.

▲(현재위치).

▲아무리 모진 칼바람도 봄바람은 막지 못하듯이,
아무리 힘든 일상이라도 산쟁이의 산사랑은 막지 못합니다.

▲(가리울삼거리 직전 조망 1).
빈계산이 서대산에게 살갑게 건네는 한 마디... 형님!

▲(가리울삼거리 직전 조망 2). 백만불 짜리 하늘금이네요.

▲(가리울삼거리 직전 조망 3).
저 수평의 하늘금에 놓인 산길은 수통골환종주의 클라이막스.

▲(가리울삼거리 직전 조망 4).
계룡산 천단의 아우라가 이곳에서도 느껴집니다.

▲(가리울삼거리 직전 조망 5).
동월계곡의 깊이를 잠시 헤아려봅니다.

▲(가리울삼거리 직전 조망 7).
도덕봉으로 향하는 능선에 실바람이 살랑입니다.
산꾼은 산이 지닌 영혼을 어루만지는 사람이지요.

▲(가리울삼거리 풍경).

▲세상엔 걷잡을 수 없이 소음이 넘쳐나지만,
능선에 서면 바람소리, 새소리가 백색소음으로 작동합니다.

▲(도덕봉 고스락 주변풍경 1).
언제 저기까지 가나 하던 때가 바로 직전인데,
도덕봉이 코앞입니다. 뿌듯한 쾌감이 번집니다.

▲(도덕봉 고스락 주변풍경 2). 도덕봉은 흑룡산이라고도 하지요.

▲(도덕봉 고스락 주변풍경 3).
돌탑에 들인 내공과 간절함이 주변을 압도하고 있습니다.

▲(도덕봉 고스락 주변풍경 4).
행운의 나침반에 이끌려 여기까지 왔습니다.

▲(도덕봉 고스락 주변풍경 5).
저 나무계단을 돌아내리면 가슴 뻥 뚫리는 풍경맛집이 펼쳐집니다.

▲(도덕봉 고스락 주변풍경 6).
노력과 운 사이, 어디에선가 길을 찾으며 걸어갑니다.

▲(도덕봉 고스락 주변풍경 7). 생명력이 움트는 눈부신 오월은,
대자연이 무지갯빛 예술혼을 풀어내는 광활한 캔버스가 아닐까요.

▲(도덕봉 고스락 조망 1).
하늘 아래 제1봉, 갑하산이 당당한 위용을 뿜어내고.

▲(도덕봉 고스락 조망 2).
마치 현충원을 중심으로 산들이 배열된 듯하네요.

▲(도덕봉 고스락 조망 3).
왕가산은 왕과 사는 남자 엄홍도와 관련 있을까요?
발음이 비스무리해서 그저 지나가는 생각거리를 던져보았네요.

▲(도덕봉 고스락 조망 4).
계족산과 고리봉이 누구의 품새가 더 넓은지 겨루고 있군요.

▲(도덕봉 고스락 조망 5).
너른 품새의 서대산이 위로를 건네줍니다.
스스로 마침표를 찍지 않는 이상 끝난 것도, 실패한 것도 아니라고.

▲(도덕봉 고스락 조망 6).
계단 아래 깊숙한 골짜기가 흑룡굴을 품고 있는 구리골입니다.

▲본격적으로 도덕봉 하산길로 접어드는데,
악뮤의 속 깊은 노랫말이 내 안으로 들어왔습니다.
‘기쁨, 슬픔, 아름다운 마음’이
이어폰을 통해 내 안으로 들어와서는,
'웃음과 조화로운 게 눈물'이라고 위로해 주었네요.

▲산행의 문법을 바꾸고 싶었습니다.
하산을 끝냈다고 산행이 끝난 게 아니지요.
하산의 끝점에서 다시 점 하나를 찍는 마무리 산행!!!
오늘은 그 점 하나가 흑룡굴(수통굴, 의상굴)입니다.

▲여기도 고난의 역사를 실천하는 산증인이 있네요.

▲슬픔 또한 마음의 한 조각이라서 아름답다는,
악뮤의 노랫말이 왜 그리 심금을 아프게 때리는지....

▲어젯밤 용꿈을 꾼 것도 아닌데,
꿈틀대는 길용을 만나 쫄래쫄래 따라갑니다.

▲무덤 속에 누워있는 망자의 입장은 서럽겠지요.
붙잡으려 했던 미래는 현실을 넘어, 과거가 되었을 테니.

▲일반적인 산행은 끝났습니다.
그러나 아직 완전히 산행이 끝난 게 아닙니다.

▲마지막 점 하나를 더 찍기 위해 구리골로 스며듭니다.
깊은 곳의 굴을 알현하려고 구리골을 800여m 거슬러 오를 예정.

▲해거름녘의 구리골이 언질을 주네요.
시도는 성공하면 그 자체로 좋고 실패해도 약이 되더라고.

▲공간은 마음의 창문이죠.
깔끔하게 정리된 계곡길이 마음의 안정을 심어주었고.

▲지나치게 남 의식하는 건 일종의 셀럽병이죠.
산행도 남들 기준에 맞춰 속도를 재단하지는 말아야겠지요.

▲시누대숲이 길을 막아섰네요.
이는 토끼굴이 근처 어딘가에 있다는 신호입니다.

▲(토끼굴 풍경).
오름길 우측에 자리잡은 토끼굴은 비박장소로 제격이네요.

▲낯설었던 계곡길이 점차 익숙한 풍경으로 바뀌면,
마음속 부자연스런 불안도 자연스런 평화로 바뀌게 되지요.

▲좌측 계곡을 건너면 흑룡굴은 멀어지는 게 아닐까.
호기심은 누구의 몫이런가. 몇 번을 와도 질문은 변치 않으니.
질문(호기심)이 이해로 이어질 수 있는 날은 언제 쯤 오려나.

▲이런 풍경을 만나면 다시 우측 계곡을 한 번 더 횡단합니다.

▲(수통굴 풍경 1). 와우, 드디어,
계곡의 막바지, 가장 깊은 곳에 닿았습니다.

▲(수통굴 풍경 2). 수통굴 또는 흑룡굴이라고도 하고,
의상대사가 수도했다는 썰로 인해 의상굴이라고도 하는 곳.

▲(수통굴 풍경 3). 공간 안으로 들어서니,
사방에서 공명이 되어 숨소리까지 신비감을 부추깁니다.

▲(수통굴 풍경 4). 왼쪽 공간에 별채처럼 작은 굴이 또 있습니다.
그 안에 옹달샘까지 있어서 이상적인 수도처(비박) 요건을 갖추었네요.

▲(수통굴 풍경 5).
작은 굴 안에서 바라보는 큰 굴 안 풍경은 동그란 희망덩어리.

▲(수통굴 풍경 6).
굴 안에서 내다보는 바깥세상은 희망이 가득한 낙원입니다.

▲(수통굴 풍경 7).
각도를 달리해서 내다보니, 바깥세상이 더 찬란해 보이네요.

▲(수통굴 풍경 8). 굴 천장 모서리에 매달린,
파란 하늘과 초록 나뭇잎이 새내기처럼 참신해 보였습니다.

▲구리골을 빠져나왔을 때,
더 큰 산으로 가슴이 채워진 것 같았지요.

▲땀과 버무려졌던 수통골에서의 멋진 하루가
가슴 속에서 우렁우렁 새 살로 돋고 있음을 느낍니다.
Ⅴ. 산행 기록

Ⅵ. ( Epilogue )
오늘은 입하, 모든 생명이 윤택해지는 때지요.
오늘 뿌린 씨앗이 내일의 열매가 됨은 자명해도
이 세상에, 늘 봄날인 이치는 존재하지 않지요.
비록 삶이 그리던 모습과 다르게 흘러가더라도
오늘이란 시간은 내게 주어진 값진 선물입니다.
수통골은 별점 테러가 쏟아지는 매혹적 코스.
태어난 곳은 아닌데 그리워 찾아드는 고향이죠.
검색창에 뜬 풍경이 스크롤을 멈추게 하더니
건강한 백색소음이 풍경에 배경으로 깔렸네요.
오늘 마음을 달군 키워드는 흑룡굴이었습니다.
켜켜이 쌓인 흑룡굴 내공이 끌탕을 날려주었네요.
== 읽어주신 귀한 당신, 더더욱 행복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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