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봄밭(春田)에 꽃비가 촉촉이 내리고 있었네.
(부제: 춘전치 마루금 읽기)
▲돌아보는 망설봉의 모습이 색다릅니다.
Ⅰ. ( Prologue )
산 아래에서나 산 위에서나 봄이 한가득입니다.
자연도 사람도 파릇한 청춘의 계절에 물들었습니다.
누구나, 늘 봄일거라 樂觀했던 청춘시절이 있겠지요.
땀 흘려 열심히 살면 모든 꿈은 이루어진다는 낙관!
넘치던 무지개빛 낙관이 삶에서는 몇%나 채워질까.
세월 속에서 그 낙관의 그림이 빛바랬을 지라도
다시 그 바래진 그림에 밝은 봄기운을 쏘이고 싶습니다.
그래서 희망의 봄기운을 쏘이려 산으로 달려갑니다.
Ⅱ. 산행 얼개
□ 언제 : 2016년 4월 3일.
□ 누구랑 : 대전한겨레산악회 여러분과 함께.
□ 어디 : 관동고개-망설봉-기선봉-사별산-덕갈산-수영덩이.
Ⅲ. 산행 지도
Ⅳ. 산행 흔적 & 느낌표 버무리기
▲비가 내릴 거라는 날씨 예보가 있었고, 그래서 봄비를 그리면서 출발합니다.
▲관동마을에서 포장농로를 따라 관동고개로 접근합니다.
▲오르면서 문득, 한 가지를 깨칩니다.
우리가 산으로 가는 게 아니라 산이 우리 안으로 들어온다고......
▲진달래의 붉은 기운이 들머리를 수놓고 있습니다.
▲오르면서, 지난 구간 날머리를 돌아봅니다.
▲내 집에 들어가듯 편안한 마음으로, 꽃밭 한 가운데로 들어갑니다.
▲흐드러지게 피어있는 연한 빛깔의 진달래 속으로 스며들어 갑니다.
▲진달래에 에워싸인 채 마루금 정중앙에 누워있는 누구는 참 좋겠네.
▲솔가지 사이로 얼굴 내민 망설봉.
▲지난 구간 관술봉 돌아보기.
▲어디를 둘러보아도 보이는 건 진달래뿐입니다.
▲소나무 산길이 봄꽃과 잔잔한 조화를 연출하고 있습니다.
▲망설봉 고스락이 아닌데, 여기 표지석이 박혀있네요.
▲전방 좌측에 진을 치고있는 감악산 대룡산 줄기.
▲풍차가 줄 서있는 감악평전.
▲망설봉 직전 산길 풍경.
▲아직까지는 비를 머금은 하늘이 잘 참아주고 있습니다.
▲망설봉(덕우산) 고스락 풍경.
▲밝은 표정이 붉은 진달래보다 더 아름답네요.
▲남강기맥의 솔숲 산길이 정겹습니다. 남강기맥은 송림욕장입니다.
▲(헛돌이 주의지점). 대화에 몰두하다보니 눈 뜬 장님이 되었습니다.
눈 앞에서 나부끼는 여러 장의 안내리본을 지나치고. 20~30m 더 걸었네요.
▲올라야 할 마루금이 자랑처럼 솟아 있습니다.
▲더 높이 오르기 위해서 다시 내려갑니다.
▲우측 수영덩이에서 좌측 대룡산으로 이어지는 산줄기가 든든합니다.
▲다음 구간에 만날 매봉산이 우뚝 솟아있습니다.
▲진달래꽃 또는 웃음꽃. 무슨 꽃이 더 예쁠까요?
연분홍 꽃밭에 둘러싸여 있으니, 꽃보다 청춘입니다.
▲어느 시인이 말했습니다.
나이 들수록 그리움의 대상이 예전의 누가 아닌, 예전의 나로 바뀐다고.
범산은 감히 말합니다.
산에 빠져 들수록 보이는 건 산이 아니라 산이 품고 있는 사람들이라고.
▲숙지령.
▲무심한 세월 속에서 소나무는 무상을 노래하고 있고.
▲비가 조금씩 떨어지기 시작합니다.
봄날이 오락가락합니다. 봄날에는 오락이 많을까 가락이 많을까.
▲또 한 봉우리가 앞에 대기하고 있습니다.
▲(망설봉 돌아보기).
▲봄날의 새 기운이 힘을 솟게 합니다.
▲마루금 좌측의 전망대.
▲대룡산 줄기.
▲대룡산 줄기 뒤편으로 감악산 줄기가 잇대어 있습니다.
▲딱딱한 돌덩이에서 꿈틀꿈틀 생명이 솟아나고 있습니다.
▲생명력과 아름다움이 동시에 잉태되고 있는 모습.
▲고인돌의 뒤태.
▲고인돌의 옆태.
▲고인돌의 앞태.
▲산정무한.
▲수영덩이에서 대룡산으로 이어지는 말잔등 능선.
▲매봉산 당겨보기.
▲송림 속을 거닐다 보면 솔향에 취하여 신선이 된다네.
▲바쁠 것 없는 이승의 한 때. 솔향에 취해 비틀거립니다.
▲좌 노란 생강나무꽃, 우 분홍 진달래꽃. 중앙은 튼실한 마루금.
▲이런 아름다운 산길을 대하면, 가슴에 열꽃처럼 번져오는 한마디가, 나 미쳐!
▲혼자 이런 좋은 풍경을 누려서, 누군가에게 미안해서, 한마디 더, 사랑해!
▲현실이 죽도록 힘들어도, 이런 아름다운 자연을 대하면,
머릿속에 불이 반짝 켜진다네. 그래서 결론적 한마디가, 사랑해!
▲아름다운 산길을 걷다보면 우리의 마음이 산길처럼 아름다워집니다.
▲(기선봉 고스락 풍경).
.
▲(헛돌이 주의지점). 인간 이정표가 친절하게 안내하고 있습니다.
▲마루금이 거칠어졌습니다.
산 전체가 가랑비에 조금씩 젖어들고 있습니다.
▲적당히 비를 머금은 산꽃에 윤기가 돌고 있습니다.
▲전방에 사별산의 윤곽이 잡힙니다.
▲오늘은 하루종일 꽃밭에 묻혀서 꿈 속을 걷고 있습니다.
▲(남재 언저리 풍경).
▲식기봉~덕갈산 능선 뒤로 매봉산이 고개를 내밀고 있네요.
▲(남재 풍경).
▲남재에서 빡시게 된비알을 올라, 사별산을 바라봅니다.
▲(사별산 고스락 풍경 1).
▲(사별산 고스락 풍경 2).
▲(사별산 고스락 풍경 3).
▲(사별산 고스락 풍경 4).
▲산벗님의 산행일기 한 토막이 가슴을 울립니다.
"뒤 갈 때는 앞사람이 부럽더니, 앞 갈 때는 뒤사람이 걱정되더라."
▲이번 구간은 이정표가 너무 촘촘하게 박혀 있습니다. 짜증이 날 정도로.
▲진행방향 좌측에 사별산이 뒷짐지고 서 있습니다.
▲좌측아래에는 남재마을이 봄비를 머금고 있습니다.
▲진달래꽃이 밟힐까봐 조심스럽습니다.
▲비를 머금을수록 꽃은 색깔이 더 진해집니다.
▲잠시도 여유 부릴 시간을 허락하지 않는 진달래 천국.
▲드디어 봄밭고개(춘전치)에 도착.
봄밭에는 여전히 봄비가 촉촉이 내려앉고 있습니다.
▲신은 모든 것을 다 할 수가 없어서 어머니를 만들었다고 합니다.
춘전치 고개마루에 서서, 어머니 같은 지리산 쪽을 바라봅니다.
지리산은 보이지 않고 안개를 동반한 봄비만 무심히 내리고 있었습니다.
▲고개를 가로지르는 고속도로 때문에,
춘전치 주변은 속살을 드러낸 채 상처가 깊게 패여있습니다.
▲건너편 마루금으로 접근하는 현실적 방법은 두 가지.
오른쪽으로 굴다리를 통과하거나, 왼쪽으로 육교를 건너가거나.
우리는 후자를 따르기로 하고 왼쪽 방향으로 접근했지요.
▲왕복 4차선으로 확장된 광주대구간 고속도로.
달빛동맹의 꿈을 싣고 차들이 시원스레 달리고 있습니다.
▲원 마루금을 그려봅니다.
마루금의 핵심은, 건너편 철탑과 마루금 사이 물줄기가 어디로 향하는가 여부.
전에는 계곡 물줄기가 고속도로 밑 암거를 통해 이쪽 춘전리로 통했었다는데,
오늘 현장에서 확인해보니 암거는 폐쇄된 상태.
따라서 저 건너편 계곡물은 이쪽 도로를 넘지 않고
그 쪽 포장도로 옆 배수로를 따라 육교 쪽으로 흘러 가고 있음이 확인됩니다.
그래서 마루금은 위 그림의 점선을 따라 이어지는 게 합당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건너편 계곡의 물길로 이용되었던 폐쇄된 암거위치.
▲건너편(동쪽) 암거는 도로 밑으로 이쪽(서쪽) 암거로 통했었는데, 지금은 폐쇄.
▲서쪽 암거 입구 모습.
▲접근해서 살펴본 암거의 입구 모습.
▲육교로 우회하기 위해 가드레일을 넘어 갑니다.
▲엎어진 김에 쉬어간다고, 마루금을 우회하면서 한껏 여유를 부려봅니다.
▲육교 옆 과수원에도 봄기운이 한껏 올라있습니다.
▲완공된 지 몇달 안된 육교에서 시멘트 냄새가 물씬 납니다.
▲육교를 건너면서, 춘전치 고속도로 마루금를 마음으로 그려봅니다.
▲육교 건너서 마루금으로 접근중.
▲건너편 비탈을 내려서고 있는 후미그룹이 보입니다.
▲온몸으로 하늘금을 만들고 있는 산벗님들.
▲이 계곡의 물줄기가 고속도로를 건너지 않고 육교 쪽으로 흘러갑니다.
▲전에는 그림의 점선을 따라 지하 암거로 연결되었는데, 현재는 폐쇄상태.
▲마루금에 복귀했습니다.
▲마루금은 살아 있습니다.
▲미리 그려보는 마루금.
▲봄비를 머금고 마루금은 한층 더 생기가 돌고 있습니다.
▲끊어질 듯 이어지는 마루금을 걸으면서,
우리 인생의 실낱 같은 희망도 이어갑니다. 허.
▲지나온 마루금 돌아보기.
▲묘지와 묘지로 이어지는 마루금.
▲자연을 닮아, 우리도 비를 머금고 생기를 되찾아 갑니다.
▲본격적인 오름이 시작됩니다.
▲지나온 흔적 돌아보기.
▲ "좋은 생각이 났어, 니 생각."
가파른 산길을 오르면서 시인의 말을 빌려 산에게 말을 걸어보았습니다.
▲(함양, 거창, 산청의 경계봉).
마루금은 여기서부터 함양땅을 배웅하고 산청땅에 전입신고를 합니다.
▲파릇파릇한 새순을 보면, 인생이 희망으로 가득해 보입니다.
▲헬기장의 흔적.
▲빗줄기가 굵어지고 있습니다. 마음이 오히려 가벼워지고 있습니다.
▲몽환적인 분위기 속에 더욱 또렷이 각인되는 연분홍 빛깔.
▲덕갈산 고스락이 짙은 안개 속에 졸고 있습니다.
▲(닥길산 고스락 풍경). 우틀해야 합니다. 직진하면 헛돌이.
▲ "나를 죽이지 못하는 것들은 나를 강하게 만든다."고
꽃밭을 걸으면서 봄비를 맞으면서, 니체의 말로 자신을 다독거립니다.
▲허리를 굽히라고, 산이 조언해 주네요.
▲뿌연 사위를 둘러보면서,
마루금을 제대로 찾으려고 안간힘을 다해 봅니다.
▲도로를 따라 수영덩이로 바로 가도 되지만,
마루금은 도로 좌측 능선. 이것은 진실입니다.
▲(마루금 우측 풍경).
▲희미한 마루금길을 헤치고 오릅니다. 가시덤불이 마중나오네요.
▲봄비 속에 건배를 하고 싶어집니다. 남강기맥을, 위하여!
▲싸우듯, 마루금을 헤치고 나아갑니다.
▲우틀하면 날머리가 지척.
가고 싶은 산길, 갈 만큼 가는 산행, 감사할 따름입니다.
▲벌들의 보금자리가 길섶에 누워있습니다.
▲노란빛깔을 보니 반가움이 울컥 솟아납니다.
▲(수영덩이). 거창군 남상면과 신원면을 잇는 고개마루.
▲날머리 돌아보기.
▲마루금은 원산종돈 중앙으로 연결되지만,
사유지인 관계로 우회해야 한다네요.
▲다음 구간 들머리를 찜하면서, 오늘 봄비 마중산행을 마무리합니다.
Ⅴ. 산행 기록
♣♣♣♣ ♧♧♧♧ ♣♣♣♣
Ⅵ. ( Epilogue )
한 때 계룡산 신도안은 무속신앙의 온상이었지요.
그들에게 계룡산, 특히 숫용추와 천단은 성지였고.
언제, 어디서든, 그 쪽 보고 살아야 한다는 맹목적 믿음......
山사람들에게도 그 비슷한 근원적 믿음이 있습니다.
언제나, 어디서나, 바라보며, 오르고 싶은 산이 있죠.
지리산의 품에서 원없이 살고 싶다는 뿌리 깊은 로망.
스치는 바람처럼, 혹은 자랑처럼, 가끔 목소리가 들립니다.
모 능선에선 지리산이 보이더라, 모 산에선 지리산도 보인다......
오늘 봄비 맞으며 눈길은 자꾸 그 지리산 쪽으로 향했네요.
남명 선생은 그 지리산을 보며 天鳴猶不鳴이라 노래했죠.
하늘이 울어도 오히려 울지 않는, 지리산 같은 사람이고 싶어요.
흔들릴지언정 무너지지 않는, 내진 설계 잘 된 사람이고 싶어요.
=== 읽어주신 귀한 당신, 행운이 함께 하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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